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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SPO in 도쿄, 르포] '한 번더 OK' 신태용호, 과정과 결과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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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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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조형애 기자] 이곳은 일본이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 도쿄 노가타 역 주변 숙소 방구석이다. 이렇게 라도 자꾸 되뇌이지 않으면 일만 하다 생애 첫 해외 출장지를 잊을지 모른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일행은 이곳을 천안 아산쯤 된다고 하고 있다. 방안에는 변변한 책상이 없다. 침대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노트북을 두고 두드리고 있다. 베게가 보인다. 누으면 언제 일어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으니 필사의 힘으로 버틴다. 의지의 한국인이다.

일본 출장 5일 째. 채 3시간을 채 못자고 아침을 맞았다. 남자 대표팀 오전 훈련장으로 출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아 중간부터 택시를 잡아 탔는데 성큼 성큼 올라가는 요금과 선수단 도착과 가까워지는 시간에 이중고를 겪었지만 극복. 다행이 돈 값을 했다. 가까스로 도착해 거친 숨을 몰아쉬니 그제서야 버스가 들어섰다.

숫자가 좀 적다. 이날 훈련장에서 훈련에 나선 선수는 열 둘이다. 부상 중인데도 발탁한 김민재를 비롯해 중국전 선발 11명 선수가 숙소에 남았다. 실내와 호텔 주변에서 회복 훈련을 한단다. 일종의 '맞춤형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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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 2-2 무승부로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또다시 냉랭해 졌다. 댓글이 가혹하다. 10일 전반을 보고 '공한증' 역사를 다시 들췄다가 후반 덮었다. 그렇게 90분 동안 공의 흐름은 기사를 만들어 내기도 다 만든 기사를 사장시키기도 한다.

이튿날 만난 대표팀은 '잊자'를 머리 속에 쓰고나타난 듯 했다. 별반 다른 걸 없어 보이는 선수단. 짐을 풀고 훈련을 시작한 게 오전 11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날 인터뷰이로 나선 이근호에게 듣는 선수단 분위기도 이상무. 선참들이 나서서 분위기르 잡는 노력을 하는 덕이다.

"두 경기가 남아 있다. 분위기 떨어진다는 게 도움이 될 게 없다. 나와 (염)기훈이 형이 앞장서서 더 밝게 하려고 하고 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괜히 먼저 나와 가볍게 볼을 건드리고 있는 신태용 감독도 쓸쓸해 보였다. 햇볕에 눈부셔 찡그린 선수들 눈도 괜히 뭔가 심기가 불편한가 싶었다. 결과가 안좋으면 이토록 매사가 부정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머릿속을 들어가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겉으론 '오케이'다.

선수단이 떠나고 역시나 가장 늦게 기자실에서 나와 늦은 점심을 먹었다. 경기가 없다고 쉬는 건 아니다. 숙소에 들어와 마저 기사를 마감하니 느즈막한 오후. 잠을 보충하다 잠을 갈가먹고야 말았다. 다시 주어진 일감을 처리하다 보니 또 익숙한 새벽녘이다. 그래도 마무리 하고 내일을 바라본다. 아직 출장은 지난날보다 다가올 날이 더 많다. 3시간씩 자고서도 잘 버티고 있다. 의지의 한국인이다. 역시 겉으론 '오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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