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7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개막식에 참가한 삼성 갤럭시 선수들. |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즉 무선단말기 사업에 집중하면서 콘텐츠사업에는 투자를 줄이더니 결국 e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매각했다. 삼성 내 e스포츠 게임단의 존재이유는 크지 않았다”
e스포츠업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삼성은 1일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프로팀 ‘삼성 갤럭시’를 글로벌 e스포츠 기업 KSV에 전격 매각했다. 인수금액이나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삼성 갤럭시가 재계약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6명은 그대로 옮기는 조건만 공개됐다.
삼성 갤럭시는 최근 중국에서 열린 2017 LoL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 세계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e스포츠팬들 사이에선 ‘삼성’이란 글로벌 이미지 제고에 분명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왜 대한민국 1위이자, 글로벌 기업 삼성은 매각을 결정했을까.
해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삼성은 스마트폰의 성장과 함께 점차 e스포츠에 대한 투자가치를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0년 한국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WCG(월드사이버게임즈)’는 이후 세계 최초의 ‘국제 e스포츠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회는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후원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회였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e삼성’ 프로젝트에 힘입어 매년 100억원대의 투자가 이뤄졌고,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WCG 조직위원장을 직접 맡기도 하면서 전성기를 맞았었다.
하지만 WCG는 점점 힘을 잃어갔다. 이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올인’ 전략을 앞세워 콘텐츠사업보다는 스마트폰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부터다. 대회를 주최해온 삼성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모바일시대에 PC기반의 e스포츠대회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단된다. 지난 2013년 WCG는 결국 대회를 종료했다.
WCG 종료 이후에도 브랜드 특허를 계속 보유해오던 삼성전자는 올해 1월 WCG 상표권 일체를 스마일게이트에 넘겼고, 삼성은 e스포츠와 관련해 정리에 들어간 것이다.
삼성의 ‘e스포츠’ 구조조정은 결국 삼성 갤럭시를 매각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셈이다. 삼성 갤럭시가 올해 롤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당분간 팀이 유지될 것이란 업계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세계 대회’ 우승 타이틀이 결코 가볍지 않기에, 삼성이 매각이란 자충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삼성은 팀을 전격 매각했고, e스포츠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 대한민국 1위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 삼성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올해 세계 1위 e스포츠 프로팀을 매각한 것은 분명 e스포츠팬들에게 큰 충격이다. e스포츠에 등을 돌린 삼성에 어떠한 비판의 화살로 되돌아갈지, 향후 e스포츠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km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