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미야자키(일본), 최익래 기자] "팬들의 환호에 보답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kt는 지난 13일 FA 황재균과 4년 총액 88억 원(계약금 44억, 연봉 총 44억)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황재균 보상으로 직전 시즌 연봉(5억 원)의 200% 및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을 택했다. 롯데가 21일 발표한 보상선수는 조무근이었다.
2015년 kt의 2차 6라운드 지명을 받은 조무근은 세 시즌 통산 97경기에 등판해 125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4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다. 가장 빛났던 시즌은 2015년. 43경기에 등판해 71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5패4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1군 진입 첫 시즌의 kt 뒷문을 틀어막았다. 시즌 종료 후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도 누렸다.
그러나 올해까지 2시즌 연속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 만큼 지난달부터 실시한 kt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절치부심하며 각오를 다졌던 조무근이다.
조무근은 이날 오후 팀 훈련이 없었기에 숙소에서 휴식 중이었다. 롯데 측의 보도자료 발표 직전에 소식을 들었다고. 조무근은 발표 후 OSEN과 만나 "멍했고, 지금도 멍하다. 야구를 처음 시작했던 곳이 kt였다. 이른 시점이지만 야구 인생 마무리도 수원에서 하고 싶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조무근은 마무리 캠프에서 박세진, 류희운 등 투수진과 다이어트 조에 편성됐다. 기본 훈련을 마친 뒤 다른 이들이 휴식할 때 단내나는 체중 감량 훈련을 소화했다. 실제로 6kg 가까이 살도 빠졌다고. 조무근은 "최근 2년간 지금 몸 상태가 가장 좋다. 아픈 데도 없고. 그래서 '내년에 잘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틀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조무근의 지명 소식을 들은 선수들은 그의 방으로 찾아가 위로를 건넸다. 특히 넥센에서 방출된 아픔을 겪었던 이해창은 "가서 잘 하면 된다. 야구는 다 똑같다"고 격려했다고.
하지만 마냥 슬픔에 잠길 수만은 없다. 조무근은 "충격은 있지만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며 "롯데에는 kt에서 뛰다 간 선수가 많다. 적응만 빨리 하면 마음 빨리 잡고, 괜찮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조무근은 오는 12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용인에 신혼집을 구했으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조무근은 "예비 신부에게 연락을 했는데 충격을 받은 것 같더라. 예비 신부가 kt에 애정이 많았고 선수들과도 친했다"라며 "경기도에서 나고 자란 친구다. 나보다 그 친구가 더 걱정이다. 용인에 신혼집을 마련했는데 다시 방을 구해야겠다"고 착잡함을 숨기지 못했다.
평소에도 수원과 kt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조무근이다. 조무근은 끝으로 "첫해 모습을 보고 많이 기대하셨을 텐데 그만한 모습을 못 보였다. 내년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 했는데 아쉽다. 첫 시즌 팬들의 응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건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끝인사를 건넸다.
한편, 조무근은 22일(내일) 귀국해 롯데 측의 주문에 따라 향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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