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일본), 손찬익 기자] "야구는 기록으로 말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데뷔 첫 풀타임을 소화한 김헌곤(삼성)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주전 좌익수로 낙점된 김헌곤은 123경기에 출장, 타율 2할6푼4리(356타수 94안타) 9홈런 47타점 51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전반기가 끝날 무렵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전력에서 이탈했고 4월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중인 김헌곤은 "야구는 기록으로 말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해서 안된다는 걸 제대로 경험한 시즌이었다. 아쉬움이 반복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오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해 퓨처스 남부리그 수위 타자(타율 3할7푼8리)에 등극하는 등 타격에 눈을 뜨게 된 김헌곤은 "데뷔 첫 풀타임이지만 이만큼 못할 줄 몰랐다. 상무 시절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면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는데 올 시즌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하지만 모든 게 변명일 뿐이다. 주변에서는 데뷔 첫 풀타임치고 잘했다고 하시지만 나이가 어리면 나쁘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만 적은 나이가 아니기에 절대 안주할 수 없다. 나는 이제 내 존재를 보여줘야 할 시점인데 아직 멀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고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김헌곤은 "돌이켜 보면 너무 마음만 앞선 게 아닌가 싶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공격, 수비, 주루 등 모든 면에서 냉정하게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많지만 예년보다 시야가 조금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첫째도 둘째도 타격 능력 향상이 목표"라고 밝힌 김헌곤은 "김한수 감독님과 타격 파트 코치님께서 조언해주신 부분이 있는데 마무리 캠프 내내 계속 시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잘 되고 있는데 확실히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헌곤은 은퇴하는 그날까지 신인의 자세를 유지하고자 한다. 마무리 캠프 참가 선수 가운데 고참급에 속하지만 느슨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느슨해졌다','변했다','여유있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죽기 살기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선수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김헌곤에게 내년 시즌 목표를 묻자 "올해 좋은 기회를 얻었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경쟁이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누구를 밟고 일어서겠다는 것보다 내가 팀승리에 더 많은 도움이 되기 위해서 내가 잘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앞서 말했듯이 야구는 기록으로 말한다. 더 이상 열심히 하겠다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 선수라면 누구나 열심히 한다. 결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부상없이 뛰면서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헌곤은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데뷔 첫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정규 시즌 개막전서 실수를 했을때 질책을 하시지 않았다. 조금은 놀랐다. '선수는 잘해보려고 의욕적으로 한 것이다. 본인은 얼마나 그 상황이 머릿속에 남겠나. 언급을 안 하는 게 낫다'는 기사를 보고 정말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알게 모르게 잘 챙겨주시는데 올 시즌의 아쉬움을 내년에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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