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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끝내 울어버린 '아주리 거미손' 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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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수문장 부폰(오른쪽)이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탈락이 확정된 후 팀 동료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밀라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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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리(푸르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군단' 이탈리아축구대표팀의 간판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이 눈물을 펑펑 흘렸다. 생애 마지막 월드컵 무대로 여기고 도전한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1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앞서 치른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한 이탈리아는 두 경기 종합전적 0-1로 본선행에 실패했다. 유럽의 축구 강호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건 60년 만이다. 15회 연속 본선행의 꿈도 함께 접었다.

부폰은 경기 내내 무섭게 집중했다. 동료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며 경기 흐름을 이끌었고, 패색이 짙어진 후반 막바지에는 코너킥 찬스에서 골대를 비우고 공격에 가담하는 과감함도 보여줬다.

끝내 이탈리아가 만회골을 만들어내지 못해 본선행 좌절이 확정되자 형님 리더십으로 동료들부터 다독였다. 한 명 한 명을 모두 안아주며 격려한 뒤에야 비로소 왈칵 솟아오른 눈물을 흘리며 가슴 속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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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축구대표팀 동료들을 모두 위로한 뒤 비로소 눈물을 쏟는 잔루이지 부폰. 이탈리아는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지 못한다. [밀라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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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폰은 지난 1997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20년 동안 이탈리아의 골문을 굳건히 지켰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16강에서 한국의 제물이 됐을 때도,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고 정상에 오를 때도 이탈리아의 최후방에는 부폰이 있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18·AC밀란) 등 여러 후배들이 자리를 위협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한 건 선수 자신의 결정이었다. 올 시즌 "현역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며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알렸다. 이와 관련해 유럽 언론은 "부폰이 러시아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최후방을 지킨 뒤 명예롭게 유니폼을 벗을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소속팀 이탈리아의 본선행 좌절과 함께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비는 부폰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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