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대상·상금·다승 이어 평균타수 1위
KLPGA 투어 역대 8번째 '전관왕'
장은수, 신인왕…3년 연속 '무관 신인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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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진출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요. 저는 그렇게 큰 목표를 갖고 골프를 시작한 게 아니라서….”
골프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라면 대부분 LPGA 투어 진출, 더 나아가 명예의 전당 입성 등 원대한 꿈을 꾼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이정은(21·토니모리)에겐 그런 꿈이 없었다. ‘투어 프로를 도전하다가 안 되면 레슨 프로라도 해서 돈을 많이 벌자’는 마음으로 골프를 배웠다. 이정은은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다.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은 아버지를 볼 때마다 빨리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큰 성공보다 아버지를 위한 효심이 가득했던 이정은은 스스로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악바리 근성’은 이때 생겼다.
이정은은 무섭게 성장했다. 고2 때 국가대표들이 총출동한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처음 상비군으로 발탁됐다. 이후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조금씩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프로가 된 이정은은 기업의 후원을 받으면서 조금씩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됐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자 꽃이 피기 시작했다. 지난해 데뷔해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였던 이소영(20)을 제치고 신인상을 차지했다. 우승이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조금씩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정은은 한층 더 진화했다. 남들과는 차원이 다른 볼스트라이킹 능력을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시즌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후 11개 대회에서 8번 톱10에 들더니 7월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또 우승을 차지하며 다승에 성공했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추가했고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12일 경기도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다승왕과 상금왕, 대상을 확정한 이정은은 최종합계 1언더파 215타 공동 49위로 대회를 마치며 평균타수 1위까지 차지했고 역대 최고의 선수들이 거쳐 간 ‘전관왕’ 자리에 올랐다. 4개의 타이틀을 모두 휩쓴 건 다승왕 시상이 시작된 2006년 이후 2006~2008년 신지애(29), 2009년 서희경(27), 2010년 이보미(29), 2014년 김효주(22), 2015년 전인지(23)에 이어 이정은이 여덟 번째다.
또 이정은은 올해 참가한 27개 대회에서 톱10에 20번 들며 KLPGA 투어 역대 ‘최다 톱10 입상’에 성공했다. 9월 열린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선 12언더파 60타를 쳐 KL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을 14년 만에 갈아치웠고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정은은 내년에도 KLPGA 투어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는 “여전히 LPGA 투어로 건너갈 생각은 없다”며 “아직 준비가 안됐다”고 했다. 내년에는 올해 받는 상 중에서 같은 상을 또 한 번 수상하는 것을 목표로 뛸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박성현(24)의 전관왕 등극을 좌절시켰던 고진영은 올 시즌 막판까지 이정은을 견제했으나 이번 주 1언더파 215타 공동 49위에 머물며 평균타수 2위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앞서 인천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018시즌 LPGA 투어 진출권을 획득했고 다음 시즌을 미국에서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신인왕은 장은수(19)에게 돌아갔다. 장은수는 신인왕 포인트에서 1796점을 받아 올해 1승을 거둔 2위 박민지(19·1614점)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장은수는 우승이 없었지만 28개 대회에서 23번 컷을 통과하고 그 중 7번 톱10에 입상한 덕을 봤다. KLPGA 투어는 2015년 박지영(21)과 2016년 이정은 이후 3년 연속 ‘무관의 신인왕’을 배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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