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이승훈이 지난 달 24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ISU 월드컵 출전 전 미디어데이에서 역주하고 있다.2017. 10. 24 태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 빙상이 평창 올림픽을 불과 89일 앞두고 치른 리허설에서 환하게 웃었다. 롱트랙(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등 두 종목 월드컵에서 모두 금빛 소식을 전하며 “홈에서 금메달 8개를 챙기겠다”는 꿈을 현실로 점점 만들고 있다.
◇ 팀추월+매스스타트, 이승훈 ‘평창의 남자’ 예약하다
가장 빛난 선수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승훈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 2014년 소치 올림픽 팀추월 은메달을 거머쥔 그는 11~12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챙겨 2관왕에 올랐다. 자신이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두 종목의 첫 국제대회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이룬 셈이다. 김민석, 정재원 등 고등학교 두 후배와 함께 달린 팀추월에서 3분40초20을 기록해 노르웨이(3분41초48), 뉴질랜드(3분42초22)를 따돌리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은 12일 매스스타트에서 계속 웅크리고 있다가 마지막 코너에서 지난 2월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미국의 조이 만티아를 따라잡으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승훈의 ‘금메달 도우미’로 낙점된 정재원도 동메달을 따내 기쁨 두 배가 됐다. 이승훈은 지난 2월 세계선수권 때 부상으로 매스스타트에 불참했으나 한 달 뒤 월드컵 파이널에서 정상에 올라 이 종목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올시즌 첫 대회에서 그 기세를 이어갔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은 “매스스타트의 경우 지금 페이스라면 이승훈의 금메달 획득 확률이 꽤 높다”며 “팀추월은 이번 대회 10위에 그친 네덜란드가 스벤 크라머 등을 집어넣고 팀 구성을 바꾸면 다시 강해질 수 있지만 한국도 좋은 경쟁자임을 이번 우승으로 입증했다”고 했다.
◇ 이상화, 고다이라와 ‘멋진 승부’ 예고하다
이상화는 비록 자신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에 두 번 모두 패했으나 기록을 전성기 시절 만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상화는 11일 열린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37초60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고다이라의 37초29에 0.31초 뒤진 2위가 됐다. 하루 뒤 열린 2차 레이스에선 37초53을 기록, 고다이라(37초33)에 0.20초 뒤져 역시 은메달을 땄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올해 재활을 마쳐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고다이라와의 새 시즌 첫 대결에서 두 번 모두 패했으나 기록이 훌륭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월드컵 2~4차 대회 및 ‘본고사’ 평창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 이상화는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레나에서의 종전 최고 기록이 2015년 기록한 37초59였는데 이번에 깨트렸다. 제갈 감독은 “당분간 고다이라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계속 이겨나가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화는 큰 대회에서 경험이 풍부하다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했다.
◇ 쇼트트랙, 확실한 메달밭 입증하다
쇼트트랙 대표팀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를 통해 금메달 3개를 손에 쥐었다. 지난 11일 남자 1500m와 여자 1500m에서 황대헌과 심석희가 각각 우승하며 장거리 최강자임을 재확인했다. 여자대표팀은 12일 3000m 계주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홈팀인 중국을 누르고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남자 대표팀도 5000m 계주에서 미국에 마지막에 역전패했으나 은메달을 따내며 올해 월드컵 시리즈 계주에서 처음으로 입상했다. 쇼트트랙은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 4~5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심석희와 함께 여자 대표팀 ‘원투펀치’로 꼽히는 최민정이 여자 1000m에 불참하는 등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대회 금메달 3개면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16~19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월드컵 4차 대회를 통해 지난 1차 대회 금메달 6개에 육박하는 성적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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