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고장혁이 20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몸을 풀던 중 미소짓고있다.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잘 키운 백업 하나가 정규시즌 순위를 가른다.”
백업 육성에 일가견 있는 KIA 김기태 감독이 부임 3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낸 중심 철학이다. 주축들로만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치를 수 없으니 주전과 백업의 경계선을 흐리게 할수록 팀 성적이 좋아진다는 철학으로 3년 만에 KIA를 전혀 다른 팀으로 바꿔 놓았다. 올해도 외야수 김호령과 유틸리티 고장혁, 투수 박진태 등이 군입대를 타진 중이지만 외야수 박준태와 투수 박정수 등이 돌아와 공백을 채울 수 있다. 김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들은 1, 2년 간 프로 경험을 쌓은 뒤 최대한 빨리 군복무를 해결하고 돌아와야 야구에 집중할 수 있다. 기대주 한 명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주축들은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기 때문에 세대교체에 대비하는 포석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베테랑에 예우를 갖추는 것으로 유명한 김 감독이지만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을 때에 미리 대비해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KIA뿐만 아니라 최근 KBO리그 트렌드는 육성을 통한 선수층 강화다. 각 팀은 시즌 종료 후 비활동기간 전까지 일본 미야자키와 오키나와 등지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 때부터 이미 개막 준비에 돌입한다. 올해는 프로야구 선수협회에서 ‘비활동기간 구장 시설 사용 금지’ 규정을 없애 젊은 선수들의 캠프 연속성 보장도 가능해졌다. 마무리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해 스프링캠프 때 ‘1군에 뛸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면 시즌을 치르면서 도움을 받는 수준으로 육성을 할 수 있다.
두산 베어스 류지혁이 17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의 1차전에서 3-2로 앞선 4회 추가점을 만드는 적시타로 출루해 덕아웃의 환호에 화답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눈길을 끄는 점은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끌어 내는 방법이 예년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반복과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베테랑들과 달리 20대 젊은 선수들은 소통과 화합으로 이끌어야 따라 온다는 게 각 팀 지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수도권 구단의 한 2군 감독은 “야구를 이론적으로 풀어주면 이해 못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프로까지 온 선수가 이정도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해서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론을 모른채 기술만 익혀서는 롱런하기는 커녕 프로 수준을 따라잡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그만큼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초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특정선수 한두명에게만 정성을 쏟으면 팀 분위기가 와해된다. 지방 구단의 2군 코치는 “감독이 특정선수 이름을 거론하며 ‘잘한다’고 얘기하면 다른 선수들, 특히 또래 선배들이 엄청나게 질투를 한다. 자연스레 파벌이 형성되고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 같이 간다는 생각을 선수들 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부터 말과 행동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기성세대’로 불리는 코치들이 선수들의 ‘화법’에 귀를 기울여 소통하려 애쓰다보면 젊은 선수들도 마음을 연다. 훈련뿐만 아니라 벤치 문화 자체가 변하다보니 자연스레 소통과 화합이 첫 번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가 다른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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