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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조덕제 "여성단체들이 내 사건 이용해 영화계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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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조덕제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배우 조덕제가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시에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며 영화계가 나서 검증해줄 것을 청했다.

영화 촬영 도중 여배우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덕제는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덕제는 이날 "20여 년 간 연기자로 살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것처럼 나는 지난 2년6개월 동안 송사를 벌여왔고, 이제 대법원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 송사 과정에서 억울함과 답답함에 스스로 무너지려하는 마음을 다잡고 거짓 주장에 갈기갈기 찢긴 가슴을 추스려 앞을 향해 달려가면 곧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고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전했다.

그는 "1심과 2심의 가장 큰 차이는 재판부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고 전제한 뒤 이를 설명했다.

" 1심에서 나는 영화 현장의 특수성, 촬영장 상황 등을 재판부에 알리고, 이해를 구하려 했다. 해당 영화 촬영 당시 참여한 스태프들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했고 그들은 증언까지 했다. 재판부는 연기로 판단해 내게 무죄로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여배우 측 주장이 일관됐다는 점을 이유로 내게 유죄 선고를 내렸다. 감독 지시를 충실히 따른 연기를 연기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의 일반적인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였다. 2심은 영화에 몰입한 연기자의 열연을 마치 현실 상황에서 흥분한 범죄자가 한 행동으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실제로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연기자는 감독의 지시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는 칭찬을 받는 것이 맞다. 영화를 보면서 감동하고, 화를 내는 것의 동질성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야말로 감독과 연기자들이 원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덕제는 "영화적인 리얼리티로 인해 마치 그것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혼동한다면 그로 인한 판단을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2심 재판부는 연기적인 리얼리티와 실제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다. 또 2심 재판부는 내가 추행했다고 하는, 명확한 근거도 밝히지 못 했다. 단지 판사는 우발적으로 흥분해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발적으로 흥분했다고 하는 것만 봐도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자신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2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실제와 영화 촬영, 연기 상황에 대한 구분은 전문가인 영화인들은 알 것이다. 영화인들에게 한 번 물어봐달라. 20년 이상 연기한 조단역 배우가 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촬영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흥분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런 흥분 상태에서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란 것을 너무 잘 알 것이다. 연기를 하다 순간적,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해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조덕제는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여배우를 옹호하고 나선 일부 영화 단체도 비판했다.

"현재 신문고라고 하는 영화적 문제 해결하기 위한 기구가 있다. 그러나 이미 재판중인 건 심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내 사건은 다루지 않았다. 여배우와 나 모두 영화인이고 촬영장에서 생긴 일로 인해 벌어진 다툼이었으니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는 것이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몇몇 영화 단체는 어찌된 일인지 무죄가 선고된 1심 재판 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취한다. 재판 중임에도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건에 대한 어떤 사실 관계나 진상 규명 없이 맹목적으로 나를 비판하고 매도하고 공격했다. 이들은 왜, 어떤 이유로 여성 단체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주장과 입장만을 추종하고 그들 뒤에 서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일까. 그 과정에서 내 목소리와 내 입장은 단 한 번도 묻지도, 들어주지도 않은 채 무슨 이유로 그들의 선창에 따라 날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조덕제는 "당시 촬영장은 사뭇 긴장 상태였고, 아주 가까운 거리엔 카메라 스태프 외 시선이 있었다. 당시 촬영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면 여배우는 당연히 촬영을 멈춰달라고 요구해야 했고, 감독님 역시 NG를 외치며 촬영을 중단시켜야했다. 그러나 감독은 만족스러워하며 'OK'라 했고, 주연(여)배우는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촬영 수위가 높다며 감독님과 따로 접촉했다. 감독님은 내가 사과하는 선에서 여배우의 불평을 무마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때문에 내가 달래줘야 하니 사과를 하고 끝내자고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노출에 민감한 여배우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화 촬영 자체를 진행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으로 몰아가며 감독을 몰아세웠다. 결국은 촬영장 최고 위치의 감독과 주연배우가 조단역인 나를 강제 하차시키는 상황으로까지 몰고갔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법정 싸움까지 갔고 평생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힘든 싸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조덕제는 "영화인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모든 것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2심 선고일 당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판사님이 판결문을 낭독하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고 넋 나간 사람처럼 한동안 재판장에 서 있어야 했다. 내가 평생을 바친 연구가 날 향한 비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더 나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감독님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 날 이처럼 구렁텅이에 밀어넣고 만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계속 싸울 뜻을 분명히 전했다.

"난 쓰러지지 않고 진실의 문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내가 쓰러진다면 그들은 기뻐 날뛰며 축하연을 열고 진실을 묻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충실히 연기하는 조단역 배우들과 열악한 환경에도 희망의 내일을 꿈꾸는 스태프들에게 좌절을 안길 수 없다."

조덕제는 자신의 상대를 여배우 뿐만 아니라 일부 영화단체, 여성단체를 망라했다.

"특정 영화 단체들은 1심 무죄 선고 후 재판중인 사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오히려 날 규탄하고 비난했다. 또 외부 여성단체와 더불어 2심에서 유죄가 나오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해 날 공격했다. 심지어는 그들이 원했던대로 유죄 판결이 나자 기다렸다는 듯 유죄 환영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다시 한 번 그들에게 묻고 싶다. 왜 그들은 내 무죄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냐. 왜 그토록 내 유죄 판결을 원했던 것일까. 그 이유를 듣고싶다. 단 한 번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하긴 했는지, 또 그런 사실 확인을 위해 단 한 번이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연락을 해본 일이 있는지, 아마 그들에겐 내가 성추행범이 되어야 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여성단체들은 늘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편에 선다는 것을 토론회 등을 개최해 마치 영화계 전체에 성폭력이 가득하다는 식으로 영화계를 매도할 것이다. 또 이에 동조한 몇몇 영화 단체들은 그들 뒤에 서서 피켓을 들고 그 목소리를 따라갈 것이다."

더 나아가 조덕제는 "내 사건이 빌미가 돼 영화계와 무관한 여성 단체에 의해 매도되고 좌지우지되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난 이들 영화 외적인 단체들이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이슈를 만들기 위해 우리 영화계를 좌지우지하며 이용하는 것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영화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에 의해 내 사건이 왜곡되고 과장되고 힘의 논리에 의해 애꿎은 희생자들이 영화인들에게서 양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 말고도 또다른 억울한 희생자가 그런 단체들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는 거다"고 말해 이 사건을 자신만이 아닌 영화계 전체의 문제로 부각하려 했다.

한편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한 영화 촬영 도중 A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수강명령 40시간, 신상정보 등록)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덕제가 A에 대해 제기한 무고죄는 무혐의로 결론났다. 이후 조덕제는 바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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