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 |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마녀의 법정’은 성폭력의 문제를 지위와 권력, 힘의 논리로 바라봤다.
성고문, 갑이 을에게 지위를 이용해 저지르는 성추행과 성폭행, 몰래카메라, 그리고 의붓 아버지의 딸 성폭행과 중학생 칼부림 사건까지. 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연출 김영균, 김민태/ 극본 정도윤)에서 다루는 소재들은 민감할 수 있다. 최근 여러 사회 이슈로 떠오른 사건을 연상시키게 만들거나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로 다뤄지는 성에 관한 폭력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
하지만 ‘마녀의 법정’은 이러한 민감한 소재를 가지고도 충분히 유려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또한 그 시선 또한 고착화 되어있지 않았다. 우선 그 시작은 성고문 사건이었다. 마이듬(정려원 분)의 어린 시절, 실종된 어머니 곽영실(이일화 분)과 연관이 있었던 조갑수(전광렬 분)의 성고문 사건은 과거 공공연하게 일어났던 성적 문제에 대한 비판적 요소였다.
이 이야기 자체가 ‘마녀의 법정’ 후반, 중요한 키 포인트가 될 예정이기에 아직 전반적인 요소들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허나 소재 자체만 놓고 본다면 ‘마녀의 법정’은 현재의 문제만을 바라보지 않고 과거의 성 문제 역시 함께 다루겠다는 의지다. 또 어떻게 보면 이 역시 갑이 을에게 지위를 이용해 저지른 성폭행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게 이 문제는 현재로 거슬러 내려온다.
마이듬이 여성아동범죄 전담부로 좌천인사를 받기 전, 벌어졌던 오 부장(전배수 분)의 기자 성추행 사건이 그 후속이다. 오 부장은 술자리에서 취재 차 찾아온 여 기자의 다리를 쓰다듬는가 하면 강제로 입을 맞추려하는 등,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를 성적으로 억압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 문제는 ‘마녀의 법정’에서 그려진 여러 사건들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여교수의 조교 성폭행 사건, 의붓아버지의 딸 성폭행 사건. 모두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육체적 힘의 논리로 피해자를 억누르려고 한 것에서 비롯된 사건들이다. 이렇듯 ‘마녀의 법정’은 이때까지 성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빠짐없이 등장한 남녀 간의 문제로 사건들을 보지 않았다. 그보다 ‘마녀의 법정’은 이런 문제가 지위와 권력에서부터 온다고 바라봤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이 이루어지는 폭력들.
이처럼 ‘마녀의 법정’이 말하고자 하는 폭력은 정말 사소한 우리 일상의 모습일 수도 있기에 다루어지는 사건들이 더욱 시청자에게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또한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전혀 생소하게 다뤄지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녀의 법정’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뜨겁게 받을 수 있었다.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