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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블랙' 첫방] 시간을 '순삭'하는 저승사자물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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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텐아시아

지난 14일 방영된 OCN ‘블랙’ 방송화면 캡처.

시간을 순식간에 삭제하는 저승사자 드라마가 왔다. 지난 14일 처음으로 방송된 OCN 토일드라마 ‘블랙’이다.

‘블랙’ 1회는 형사 한무강의 몸을 빌려 인간 세계에 등장한 저승사자 블랙(송승헌)의 이야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90분으로 특별 편성됐지만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력을 자랑했다.

‘블랙’은 죽음을 지키려는 저승사자 블랙과 죽음을 예측하는 여자 강하람(고아라)이 만나 펼쳐지는 미스터리 판타지 드라마다.

시체를 봐도 토하기 일쑤이며 동료들이 면박을 줘도 말 한마디 못하는 순둥이 형사 한무강(송승헌)은 비행기에서 소란을 피우다 경찰서로 잡혀 들어온 강하람을 만났다. 강하람은 자신이 죽음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고 고백했다.

강하람의 얘기를 쉽게 믿을 수는 없는 상황. 그래서 강하람이 앞으로 죽을 것이라고 경고한 톱스타 매니저 제수동의 죽음을 방관했다. 결국 제수동은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했고 한무강은 강하람의 말이 진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무강은 강하람에게 죽음을 예측하는 그녀의 능력으로 사람을 살려보자고 제안했다.

강하람은 처음에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한무강의 끈질긴 설득 끝에 그와 함께 공조했다. 하지만 강하람이 구하고자 한 남성과 한무강의 운명이 바뀌어 한무강이 대신 죽게 됐고 강하람은 오열했다. 죽어서 시체검시실에 간 한무강은 돌연 피투성이인 채로 깨어나 검시실에 있던 의사를 놀라게 했다. 그는 한무강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인 것처럼 의사를 비웃으며 “인간들이란”이라고 말했다.

그간 저승사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블랙’은 또 다르게 세련된 맛을 보여줬다. 멜로나 한 인물의 가족사, 감정 등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요소는 모두 등장했다. 그러나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사건을 촘촘하게 전개하는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요소들을 활용했다. 영리한 밀고 당기기다.

‘블랙’에서 다루고자 하는 사건들도 현실에 있을 법한 사건들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1회 사건의 초점은 연애의 집착이 얼마나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였다. 탈영과 총기 소지라는 소재를 가미한 전개는 김홍선 연출의 섬세한 연출 능력과 최란 작가의 상상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고아라의 연기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여자의 설정이 자칫 조금만 잘못 표현하면 웃겨 보였겠지만 고아라는 20년 넘게 죽음의 그림자를 봐 온 여자의 슬픔을 내면화해 성숙한 연기를 보여줬다. 한무강을 맡은 송승헌의 연기 또한 손색없었고, 그가 블랙이 돼 펼칠 1인 2역 연기에 기대가 모아진다.

‘블랙’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20분에 OCN에서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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