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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곽경택 감독 “‘희생부활자’ 러닝타임 짧아진 이유? 어려운 부분 편집”(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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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곽경택 감독이 '희생부활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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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희생부활자’에는 멜로와 느와르에 두각을 나타내는 배우 김래원이 첫 스릴러에 도전하고, 그의 엄마이자 극의 핵심인 RV 역에는 배우 김해숙이 맡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두 사람은 앞서 ‘해바라기’ ‘천일의 약속’ 등에 이어 세 번째 모자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누나 역의 장영남과 경찰로 분한 전혜진까지 연기력으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캐스팅 조합을 완성시켰다.

곽경택 감독은 “처음부터 이 조합은 생각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캐스팅 순서는 전혜진, 장영남이 먼저 오케이 해줬다. 그 다음 김래원이 하기로 했다, 어머니 후보를 고민하다가 김래원과 김해숙이 두 번이나 모자 관계를 했기 때문에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엄마 연기가 아니었다. 복수의 모습부터 모성애까지 다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마음을 고쳐먹고 김해숙에게 부탁했다”라고 털어놨다.

앞서 김래원은 유독 이번 작품에서 감독님이 귀찮아할 정도로 계속 의문을 갖고 질문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곽경택 감독은 “김래원은 힘들 수밖에 없다. 사실 남자 배우는 자본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중요한 캐스팅이다. 그런데 여기선 엄마가 주인공이다. 아들의 감정 상태는 혼란밖에 없다. 마지막에 자기반성이 나오기는 하지만 기승전결 없이 90퍼센트 이상 혼란스러움만 있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선 매력을 못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만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흔쾌히 들어와 준 거다. 혼란스러움이 이해되고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다”라고 이야기 했다.

한국일보

곽경택 감독이 '희생부활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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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배우들이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에 보여줬던 연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특히 성동일의 묵직한 카리스마가 눈에 띈다. 재작년 ‘극비수사’에서 코믹한 캐릭터였던 유해진이 진지한 모습을 선보였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성동일 역시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재래식 연기를 벗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곽경택 감독은 “국정원인데 평소 즐거움을 주는 성동일이 연기를 한 거다. 고생은 많이 했는데 본인이 이 작품을 즐겼을지는 모르겠다.(웃음) 평소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배우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빼고 찍었다. ‘극비수사’ 유해진 때도 관객들이 유해진을 보고 웃으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 자신 있으니까 믿어달라고 했고 성동일도 같은 부탁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에 대해 그는 “똑같은 얘기만 하면 본인도 얼마나 재미 없겠나. 항상 비슷한 것 하다가 다른 이미지를 보여줬을 때 ‘괜찮네’ 하는 소리를 듣고 싶지 ‘매일 하는 것 잘 써먹었네’라는 소리를 듣는 건 부끄럽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성동일이 맡은 손영태 캐릭터는 영화 속 내레이터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촬영 분량 중 많은 부분이 편집되기도 했다. 곽경택 감독은 “물과 생명체에 대한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있었다. 삼라만상에는 양극과 음극이 있는데, 이쪽이 양극이라면 음극의 내가 또 있는 거다. 둘이 만나면 우주에서 에너지조차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을 손영태가 설명하는 신이 있었지만 모니터링 결과 너무 어렵게 다가가지는 것 같아서 빼게 됐다. 덕분에 러닝타임이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 욕심껏 못했지만 스피디하게 전개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설명이 안 돼 있는 부분은 또 있다. 극중 기독교라는 종교가 은근히 나오지만 딱히 자세히 설명되진 않는다. 엄마가 처음으로 부활해 집으로 돌아올 때 기독교 신자들이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성경책을 칼로 찌르는 모습과 바티칸에서 정보원을 파견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감독은 “원래 소설에서도 목사님과 권사님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영화에서도 굳이 바꾸지 않았다. 엄마 명숙이 젊어서 남편을 잃고 아이만 키우면서 어디에 기댈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멀리 가는 절보다는 가까운 교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잠깐 십자가를 보는 장면이 있는데 잠깐이라도 인간으로서 느끼는 갈등을 한 부분이라도 설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원작엔 CIA가 등장하지만 이 영화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대신 ‘부활’이 기독교적이니까 이런 현상을 치밀하게 조사해야 하는 기관이 있다면 바티칸 정보국일 것이라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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