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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구해줘’ 김성수 감독 “옥택연 분량 아쉬움? 시각의 차이”(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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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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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고구마’를 드라마로 만들면 이 드라마일 것.” 케이블채널 OCN 주말 미니시리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에 따라 붙는 시청자 반응이다. ‘고구마’는 드라마 속 답답한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만큼 ‘구해줘’는 한적한 소도시에 파고든 사이비 종교 구선원을 통해 암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1% 시청률에서 출발한 드라마는 3% 시청률을 넘겼다. 평가는 수치적 성과를 넘어선다. 신선한 소재를 흡입력 있게 풀어냈다는 호평이다. 서예지부터 조성하까지 주연 배우들 모두 재발견됐다.

그 중심엔 김성수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영화 ‘무명인’(2014), ‘야수’(2006) 등을 연출한 영화인이다. 제작사 히든시퀀스 이재문 대표의 제안으로 합류했다. 영화채널인 OCN이기에 가능한 장르물로서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구해줘’의 영화적 색채는 입소문의 힘이 됐다. 김 감독은 “집에 TV도 없는 사람이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웃었다.

종영을 2회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구해줘’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에 감사하다”면서 “‘구해줘’를 통해 청춘의 연대를 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

―‘구해줘’는 조금산 작가의 웹툰 ‘세상 밖으로’를 원작으로 한다. 무엇에 중점을 두고 각색했나.

△원작은 보지 않았다. 정이도 작가가 원작을 바탕으로 대본을 썼다. 저는 원작을 보지 않아야 균형이 맞을 거라 생각했다. 원작의 큰 틀은 사이비 종교와 그곳에 갇힌 소녀, 소녀를 구하려는 청년들이다. 그것만으로 16부작을 끌고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이비 종교를 다루면서 이 사회의 모순을 건드려보고자 했다. 그렇게 인물이 추가되고 학창시절 이야기가 추가됐다. ‘구해줘’는 군상극이다. 각 인물 속에 한국 사회의 기형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구해줘’를 보면서 시청자들이 답답해했지만, 이런 드라마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왜 답답해야 하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였기 때문에 밀어붙였다.

―임상미(서예지 분)를 구하고자 하는 4명의 청년이 있다. 그중 한상환(옥택연 분)-석동철(우도환 분), 두 사람의 분량과 비중이 후반부로 갈수록 한 인물에 치우친다는 일부 반응이 있다.

△시각의 차이다. 상환과 동철을 어느 한쪽에 더 힘을 주지 않았다.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다만 동철이 좀 더 인상적일 수는 있다. 동철은 현실에서 보기 힘든 사람이다. 누군가 구해달라고 했을 때 자신을 희생하면서 돌진한다. 이현세 만화 속 까치 같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반면 상환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상환은 구해달라는 말을 듣고 머뭇거린다. 구선원이라고 하는 어른들의 그릇된 시스템과도 싸우지만, 자신의 아버지와도 싸운다. 상환은 드라마의 주제가 집약돼 있다. ‘구해줘’는 아이들이 구해달라고 했을 때 ‘가만히 있으라’면서 구해주지 못했던 어른들의 이야기다. 원작 제목 대신 ‘구해줘’로 제목을 바꾼 이유기도 하다. 상환이 그런 현실의 벽을 깨고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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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방영 기간 옥택연이 현역으로 입대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입대는 처음부터 결정돼 있었고, 입대 전 드라마 촬영을 끝내야 한다는 절박함은 있었다. 옥택연은 입대 1주일 전까지 ‘구해줘’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그 정도로 열심히 해줬다. 고마운 점이다. 가능하다면 전역 후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다. 옥택연은 현명한 배우다. 캐릭터를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접근한다. 사투리 설정 때문에 현장에서 바뀐 대사들도 빠르게 파악했다. 순발력도 좋다. 인성도 훌륭하다.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조단역의 역할도 크다. 홍 기자(전여빈 분), 이 보좌관(강경헌 분) 등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인물 중 하나다.

△처음에는 홍 기자에게 시청자들이 관심을 주지 않았으면 했다. 3년 후 구선원 신도로 등장했을 땐 일부러 화면 구석에 넣었다. 그런데 1회 만에 시청자에게 들통났다. 놀랐다. (웃음) ‘구해줘’에는 기성 배우와 신인 배우로 층이 나뉜다. 기성 배우들은 가급적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고, 신인배우들은 오디션으로 신선한 얼굴을 뽑았으면 했다.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오디션이었다. 배우 실제의 삶에서 캐릭터를 끄집어내려고 했다.

―영부 백정기 역의 조성하, 강 사도 역의 박지영, 상미 모친 역의 윤유선 등 중견 배우들의 이미지 변신도 인상적이다.

△윤유선은 어릴 때부터 좋아한 배우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얼굴을 보여줬으면 했다. 배우 본인도 동의를 했고, 망가질 때마다 “나한테 이런 얼굴이 있었느냐”면서 즐거워했다. 박지영도 마찬가지다. “언제 이런 캐릭터를 해보느냐”면서 열정적이었다. 캐릭터 자체를 재미있어 했다. 조성하는 본인이 직접 캐릭터 스타일을 연구해 16번 탈색해 지금 헤어스타일을 완성했다. 하얀 양복으로 옷도 맞추고, 브로치도 본인이 설정했다. 조합해 보면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대사도 그렇다. 한 끗 차이로 우스꽝스러움을 위압감과 카리스마로 바꿨다. 대단하다. (인터뷰③으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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