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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툭하면 핸드볼 스코어, 40인 로스터 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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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김준완(가운데 아래)이 1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NC와 넥센의 경기 10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자 동료들이 물을 뿌리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가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이른바 ‘핸드볼 스코어’가 잦아졌다. 각 팀 감독들은 “투수들이 버텨내지 못한다”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두산과 삼성이 28점을 주고 받았다. 넥센도 16일 NC와 29점을 주고 받더니 17일에도 20점을 나눴다. 지난 14일에는 넥센과 롯데를 제외한 8개 팀이 6점 이상 뽑아냈는데, 이 중 6팀이 두 자리 득점을 했다. 확대엔트리가 시행돼 30명이 넘는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덥히고 있지만 마운드에 올릴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아 난타전이 펼쳐져도 마운드에 오르던 선수들만 오르는 웃지 못할 상황도 이어진다.

대학야구 활성화를 통한 한국형 마이너리그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스포츠서울의 의견 제시(2017년 9월 13일 본지 참조)에 각 팀 감독들은 “40인 로스터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퓨처스리그도 엔트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각 팀이 육성선수로 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니 더 많은 선수들에게 1군 무대를 밟을 기회를 줘 동기를 부여하자는 의미다. 메이저리그처럼 각 팀이 40명짜리 선수 명단을 만들고 유예기간 없이 매일 선수를 교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자는 의미다. 1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25명으로 제한하고 엔트리 외 선수는 퓨처스리그나 3군리그 등에 의무적으로 뛰도록 제도화하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수도권구단 고위 관계자는 “40인 로스터 제도를 도입하면 선수층이 얇은 팀은 30명 이상을 1군에 함께 데리고 다니는 경우도 나올 것이다. 이동경비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또다른 팀 관계자는 “매일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다면 편법을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 리그 전체 발전에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감독들은 “이런 게 왜 문제가 되느냐”는 입장이다. 전력이 약한 팀이 다른 팀 보다 많은 선수를 데리고 다니면서 상대팀에 따라 25명 구성을 달리해 승률을 높이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는 게 감독들의 생각이다. 1군에 뛰는 선수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의미라 이른바 1.5군들의 기량이 일취월장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구단의 한 감독은 “현실적으로 40인 엔트리에 25명이 출전한다고 해도 한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1군에 주로 뛰는 선수는 30명 안팎일 것이다. 40명 전원이 1군에 뛸 수 있는 기량이 되면 트레이드 활성화나 FA 몸값줄이기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서울

롯데 선수들이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롯데와 SK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SK에 9대 5로 승리한 롯데는 이날 넥센전에서 패한 3위 NC를 0.5 경기 차로 추격하게 되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특히 투수들은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하면서 자기 공을 던지는 노하우를 갖는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투수가 한 번이라도 더 1군에서 던질 기회를 가지면 그만큼 2, 3군에 선수들이 더 필요하다. 1군 엔트리(25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 중 퓨처스리그(26명) 엔트리에도 들지 않은 선수들은 3군, 대학팀 등과 연습경기 등을 치르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대학리그와 3군 리그를 통합해 한국형 더블A 시스템처럼 만들고, 대학 저학년(1, 2학년) 선수들과 고교 3학년으로 꾸린 ‘방학리그’를 싱글 A처럼 꾸려 프로팀과 교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면 프로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 수급에도 숨통이 틜 것이라는 의견이다.

각 팀 감독들은 “앉아서 계산기만 두드릴 게 아니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중심으로 프로뿐 아니라 한국야구 전체를 키울 수 있는 발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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