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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9명 재계약?' 외국인타자 전성시대 LG만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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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일 역대 4번째로 700만 관중을 돌파한 2017프로야구 시즌 막판 순위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1위 KIA타이거즈와 5위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3번 버나디나가 1회초 1사 3루에서 선제타점을 올린후 1루로 출루하고 있다. 2017.09.03.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례적인 일이다. LG를 제외한 KBO리그 9팀의 외국인타자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재계약을 바라보고 있다. 개막전부터 함께 한 이들은 물론 시즌 중 합류한 선수들도 소속팀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반면 LG는 큰 기대를 품고 교체한 외국인타자가 무단으로 출국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쓴맛을 봤다.

사실 누구도 외국인타자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한국 투수들의 성향과 구심의 스트라이크존, 그리고 확연히 다른 야구문화 등이 외국인타자들에게 변수로 작용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선수도 실패를 맛볼 수 있고 반대로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던 선수도 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설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2014시즌 한국 땅을 밟은 SK 루크 스캇(39)이고 후자의 경우는 2014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한국 무대를 평정한 NC 에릭 테임즈(31)다.

때문에 시즌 종료 후 외국인타자의 재계약 비율도 높지 않다. 2014년부터 전 구단이 외국인타자를 영입했는데 시즌 후 6팀이 외국인타자를 교체했다. 2015년에도 시즌이 끝나고 나서 10팀 중 5팀이 기존 외국인타자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2016년에도 절반이 넘는 6팀이 2017시즌을 앞두고 외국인타자 교체를 선택했다. 물론 그중에는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30)나 한화 펠릭스 피에(32)처럼 빼어난 활약으로 재계약 대상자가 됐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팀을 떠난 경우도 있었고 테임즈처럼 메이저리그 구단과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맺은 보기 힘든 역수출도 있었다. 그래도 대부분은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으로 구단이 먼저 이별을 통보한 케이스다.

올시즌은 9팀이 외국인타자에게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20홈런-20도루를 넘어 30-30까지 바라보는 KIA 로저 버나디나(33)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뛰어난 호타준족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2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닉 에반스(31)도 꾸준히 장타를 터뜨리고 타점을 쌓는다. NC가 테임즈의 대체자로 선택한 재비어 스크럭스(30)는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쏘아 올린다. 롯데 앤디 번즈(27)는 빼어난 수비로 내야 센터라인의 중심이 됐다. 후반기 롯데 마운드가 안정된 데에는 번즈의 존재가 절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스포츠서울

넥센 외국인 타자 초이스가 4회말 천장에 맞은 타구가 LG 3루수 양석환에 잡혀 아웃이 선언된후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역시 천장을 맞춰 3루타를 기록하고 있다. 2017.09.07.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SK가 시즌 중 대체자로 영입한 제이미 로맥(32)은 어느덧 30홈런을 눈앞에 뒀다. 5월 중순부터 KBO리그 타석에 선 그는 6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슬럼프에 시달렸으나 후반기 다시 비상했다. 후반기 44경기에서 홈런 15개를 터뜨리며 대포군단 SK에 불을 붙였다. 넥센도 SK처럼 외국인타자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7월말부터 넥센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초이스(28)는 41경기에서 홈런 13개를 기록했다. 로맥과 초이스가 보여준 장타력을 고려하면 SK와 넥센 모두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하위권 팀들도 외국인타자를 향해선 미소 짓는다. 한화 윌린 로사리오(28)는 지난해에 이어 3할 타율~30홈런 이상~100 타점 이상을 가볍게 돌파했다. 이제 관건은 로사리오의 2018년 몸값이다. 이미 KBO리그 외국인타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받고 있는 로사리오기 때문에 올겨울 한화도 로사리오 측과 협상 테이블에서 큰 고민에 빠지 확률이 높다. 삼성 다린 러프(31)는 대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4월 타율 0.143으로 부진했던 그는 2군에 갔다온 후 미운오리에서 백조가 됐다. 5월부터 뜨겁게 폭발했고 KIA 최형우와 타점왕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kt의 대체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7)도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공수주 모두가 뛰어난 5툴 플레이어로서 단숨에 kt 야수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됐다.

그러나 LG는 악재가 반복해서 일어났다. 3년째 함께한 루이스 히메네스(29)가 경기 중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고 대체자로 영입한 제임스 로니(33)는 2군행을 거부하며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각종 타격지표에서 하위권에 자리한 LG는 홀로 차포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특급 외국인타자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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