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도 여진구가 얼마 가지 않아 소멸한다는 사실을 알고 오열하는 장면이 나갔다. 엄청난 반전이 없다면 새드엔딩일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여진구는 사랑하는 여자를 남겨놓고 소멸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소멸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라 자신이 죽고나면 이연희가 안재현(민준)과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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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 대표는 처음에는 정원을 향해 일방통행 사랑을 드러냈지만, 해성과 정원의 관계를 알게 된 이후 두 사람을 응원하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민준은 좋은 사람이어서 항상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성숙한 캐릭터다. 아쉬운 점은 안재현의 ‘태도‘가 아니라 ‘분량’이다.
초반만 해도 안재현은 제법 분량이 많았다. 청호 백화점 차권표(박영규) 회장의 버려진 아들로 아픔을 지녔지만 식당 경영자로 능력과 매력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식당 돈줄을 끊고 밖으로 나와 해성과 함께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등 자립의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분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안재현은 이연희가 술에 취해 자신의 차를 택시로 착각해 올라타면서부터 이연희가 좋아졌다. 이연희에게 연심을 표현했지만 이연희도 “사랑하는 남자가 따로 있다”며 안재현의 고백을 단칼에 거절했다. 그후 안재현은 여진구(해성)-이연희(정원)의 삼각관계에서 뭔가를 해볼 방법이 없다.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여진구-이연희의 멜로독주속 방관자의 역할 정도였다. 차라리 안재현이 욕망에 충실한 악인 캐릭터였다면 그의 분량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아졌을 것이다.
안재현은 여진구가 소멸되기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양경철 살인사건의 진실과도 완전히 벗어나 있는 인물이다. ‘다만세‘는 종반부에 들어오면서 여진구의 미래인 소멸에 대한 전문가(?)인 도여사(윤미라)와 양경철 살인사건 관련 인물들이 계속 투입되고 있다. 여진구는 자신이 양경철 살인범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채 사망해 남은 가족들에게도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이제 양경철을 죽인 진범은 박동석(강성민)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된 감상 포인트는 여진구와 이연희의 서로에 대한 애틋한 시한부 사랑이다. 배우들의 감정선이 좋다. 이와 함께 안재현(민준)도 멋있는 남자다. 때 묻지 않고 순수한 모습에 허당스러움도 조금은 있는 민준 캐릭터가 늦었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그려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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