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사이트 과정 복잡… 구매 애로 / ‘울며 겨자 먹기’ 비싼 암표 사기도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가을이 되면 아침부터 야구장에 진풍경이 펼쳐지곤 했다. 한여름 뜨거운 열전을 끝마치고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의 팬들이 포스트시즌 티켓을 구하기 위해 야구장 앞에 길게 줄을 섰다.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서는 열성팬도 많던 시절이다.
이제는 이런 모습은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됐다. 야구장 입장권의 대부분이 인터넷 예매를 통해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의 경우 대부분 구단이 자체적인 인터넷 예매 시스템을 갖춰 티켓을 판매한다. 응원단 앞좌석 등 인기가 많은 좌석들은 예매 개시 몇 초 만에 자리가 동나기도 한다. 여기에 티켓 구하기 힘든 포스트시즌의 경우 인터넷 예매는 필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0년대 초반부터 암표 예방 등을 위해 포스트시즌 입장권은 인터넷 예매를 통해서만 판매한다. 단 몇시간 만에 매진되는 경우도 많아 예매 개시 시간에 맞춰 컴퓨터 앞에 앉아 ‘광클릭’을 시도해야 한다.
이러다보니 억울해지는 것은 중장년 야구팬들이다. 구단마다 예매처와 방식 등이 제각각이라 인터넷에 익숙한 중장년층이 아니면 접근하기가 힘들다. 구단 홈페이지나 구단이 지정한 온라인예매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인증과 결제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 그나마 정규시즌에는 현장구매가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인기좌석은 온라인에서 동이 난 상태라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좌석에서 관람을 해야 한다. 빅게임이나 포스트시즌의 경우 아예 관람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50대 야구팬 신모씨는 “이제는 우리 세대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구매나 결제 등에서 젊은 세대보다 어려움이 있다. 결국 표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는 포스트시즌은 아예 야구장에 갈 생각을 못한다”고 털어 놓았다.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앞에서는 취소표에 한해 판매되는 현장판매분을 노리고 야구장을 찾는 중장년층도 다수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현장취소표를 구매해 재판매하는 암표상들이 집중적으로 노리는 대상이기도 하다. 스마트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관계로 비싼 암표를 울며 겨자 먹기로 사게 되는 셈이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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