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골로프킨 vs 카넬로…진정한 '세기의 대결' D-1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진정한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

'트리플G' 게나디 골로프킨(35, 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6, 멕시코)가 진정한 미들급 최강자를 가린다.

골로프킨과 카넬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복싱협회(WBA), 국제복싱연맹(IBF), 국제복싱기구(IBO) 4대 단체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을 갖는다. 이 시대 미들급 최강자가 이번 경기를 통해 결정된다.

두 선수의 대결은 오래 전부터 복싱팬들이 꿈에 그리던 매치업이다. 한국계 복서로 알려진 골로프킨은 37전 전승 33KO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는 하드 펀처다. 내로라하는 강자들도 골로프킨의 펀치에는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웬만한 공격은 막을 생각도 하지 않고 견뎌낸 뒤, 더 강력한 펀치로 맞불을 놔 상대를 쓰러뜨린다. 맷집과 펀치 모두 최정상급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스타일의 복서다.

골로프킨과 맞설 카넬로 역시 만만치 않은 강자다. 통산 51전 49승(34KO) 1무1패의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스피드와 테크닉, 파워 등 모든 부분에서 최고급의 기량을 갖춘 완성형 선수다. 지금까지 카넬로에게 승리를 거둔 선수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유일하다. 오스카 델 라 호야 이후 히스패닉계의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복서이기도 하다. 상품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카넬로는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의 뒤를 이을 스타로 지목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복싱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대결이 이제야 성사된 것은 여러 가지 사정 때문이다. 두 선수 가운데, 경기 성사의 주도권을 가진 측은 카넬로였다. 카넬로는 히스패닉계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 복서다. 반면 골로프킨은 카자흐스탄 국적이고 영어나 쇼맨십이 뛰어난 선수도 아니다. 실력은 둘째 치고, 상품성에서 비교한다면 카넬로가 압도적으로 앞선다. 한 마디로 두 선수의 대결이 성사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주도권을 쥔 쪽은 카넬로였다.

하지만 카넬로 측은 굳이 골로프킨과의 맞대결을 서두르지 않았다. 만약 카넬로가 골로프킨에게 패한다면 '최고의 상품'에 흠이 생기게 된다. 굳이 위험 부담을 짊어질 이유가 없었다. 2016년에는 WBC가 골로프킨과의 미들급 타이틀전을 강요하자 아예 벨트를 반납하기도 했다.

다만 카넬로도 골로프킨을 영원히 피할 생각은 아니었다. 카넬로는 골로프킨보다 9살이 어리다. 카넬로가 전성기를 향해 가고 있다면, 골로프킨은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과정이다. 이왕이면 가장 유리한 시기에 싸우겠다는 것이 카넬로 측의 계산이었다. 그리고 2017년 9월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최근 경기에서 골로프킨은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니엘 제이콥스전에서 승리하기 했지만, 예상외로 고전하며 판정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이에 비해 카넬로는 데이비드 르뮤, 훌리오 세자르 차베스 주니어를 손쉽게 제압했다. 카넬로가 지금 골로프킨과 싸우기로 결정한 것은 이제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로프킨 역시 자신만만하다. 두 선수의 대결은 미들급(160파운드)에서 치러진다. 골로프킨은 미들급이 주 체급인 진정한 미들급 챔피언이다. 반면 카넬로는 미들급 챔피언을 지내면서도 대부분의 경기를 계약 체중(155파운드) 또는 슈퍼웰터급에서 치렀다. 골로프킨이 승리를 장담하는 이유다. 신장에서도 골로프킨(178cm)이 카넬로(175cm)보다 3cm 크다.

최근 복싱계에서는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메이웨더 vs 맥그리거'와 같은 세기의 대결이 성사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볼거리는 없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전성기가 한참 지난 상태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은 진정한 복싱 시합이 아닌 서커스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전성기의 골로프킨과 카넬로가 벌이는 진검승부는 그동안 '가짜 세기의 대결'에 실망한 복싱팬들에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과연 두 선수 가운데 누가 진정한 이 시대의 미들급 최강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