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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모두가 위기라고 했지만, SK는 그 위기를 좋은 결과로 바꿨다. 중간에 거친 회로는 ‘집중력’이었다. 이제는 다 사라진 줄 알았던 특유의 가을 DNA가 다시 꿈틀거리는 듯한 기분이다.
SK는 3연승을 달리며 5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 사이 5위 경쟁자였던 LG와 넥센이 주중 2연전에서 하위권 팀을 상대로 2연패를 당하며 승차를 벌렸다. 이제 SK는 6위 LG에 2.5경기, 7위 넥센에 3.5경기 앞서 있다. 넥센의 추격권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난 기분이다. 잔여경기가 많은 LG가 마지막 변수이나 SK의 분위기는 기대 이상이다.
사실 이번 주초·주중으로 이어지는 4연전이 고비였다. 주초에는 인천에서 리그 선두인 KIA를 만났다. 주중에는 근래 들어 항상 약했던 ‘잠실 두산전’이었다. 그러나 이 4연전에서 3승1패를 거뒀다. 불펜은 여전히 불안했지만 선발들이 비교적 잘 던졌고, 결정적으로 타격과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고무적인 대목이다.
타격은 13일 인천 KIA전부터 살아났다. 5-10으로 뒤지고 있던 7회 대거 10득점을 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결과도 좋았지만, 내용은 더 눈여겨볼 만한 것이 있다. 5-10으로 뒤진 1사 1,2루에서 김동엽은 먼저 2S를 내줬다. 하지만 파울 3개를 치며 7구까지 버틴 끝에 적시타를 쳤다. 대타 최승준도 풀카운트 승부에서 적시타, 이재원 또한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적시타를 쳤다. 노수광도 풀카운트 승부에서 적시타가 나왔다.
9-10에서 임창용에게 결정적인 만루 홈런을 친 최정 또한 먼저 2S를 내주고도 차분히 공을 본 결과 가운데 몰린 실투를 걷어 올려 역전극의 대미를 장식했다. 홈런이 쐐기를 박았으나 이재원 노수광은 모두 2사 후 적시타를 기록했다. 예민한 집중력이었다.
14일 잠실 두산전도 비슷했다. 4-4로 맞선 9회가 그랬다. 1사 후 로맥이 풀카운트에서 안타를 치고 나갔고, 박정권은 2S의 카운트에서, 김강민은 풀카운트에서, 김성현은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쳤다. 4안타가 모두 2S 이후, 즉 타자에게 그렇게 유리하지는 않은 카운트에서 나왔다.
15일 잠실 두산전 7회도 마찬가지였다. 로맥과 김동엽은 대개 투수 유리 카운트로 보는 1B-2S에서 안타를 쳐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최항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노수광이 2S 카운트에서 적시타를 쳤고, 쐐기를 박는 김강민의 홈런 또한 2S에서 나왔다. SK 타자들의 예민해진 집중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수비에서도 거의 완벽한 모습이었다. 나주환의 부상으로 비상이 걸렸지만, 유격수 복귀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던 김성현이 기다린 듯이 완벽한 수비를 선보였다. 수비 경험이 부족한 2루수 최항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김강민의 외야 수비는 여전히 건재하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수비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유형인 스캇 다이아몬드는 이를 등에 업고 완봉승을 따냈다.
SK는 올 시즌 “홈런이 아니면 득점이 안 난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실제 딱히 반박할 데이터가 없었다. 팀 타율이나 출루율은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연속 안타로 응집력을 발휘하기보다는, 대포로 점수를 냈다. 팀 컬러이기는 했지만 홈런은 항상 나올 수 없었다. 타격 파트에서는 “타율이 너무 낮아 고민”이라는 말이 항상 나왔다.
그러나 9월 들어서는 달라졌다. 15일까지 SK의 9월 타율(.321)은 리그 1위, 장타율(.579)도 1위다. 출루율(.370)도 NC(.384)에 이은 2위로 좋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꿈꾸는 OPS형 타선이다. 여기에 베테랑 선수, 중견급 선수, 어린 선수들이 고루 힘을 내며 이상적인 시너지 효과도 나고 있다. 이런 최고의 분위기를 남은 7경기에서 이어갈 수 있다면, 굳이 다른 팀의 경기 결과를 신경쓰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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