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농구 태극마크’ 급물살

체육회 특별귀화 심의 통과… 법무부 승인도 문제없을 듯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8·삼성·사진)가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민국농구협회(KBA)는 15일 “라틀리프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아직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한국 국적을 얻는다. 문성은 협회 사무국장은 “신속하게 처리해준 대한체육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특별귀화와 관련해 그동안 체육회의 결정을 법무부가 거부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올해 1월 “한국 여권을 갖고 싶다”며 귀화 의사를 밝혔던 라틀리프가 국가대표가 되면 한국 농구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구에서 하프 코리안이 아닌 선수가 귀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2012년 미국 미주리대를 졸업하고 국내 무대에 데뷔한 라틀리프는 3년 동안 모비스에서 뛰며 매 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옮겼고 지난 시즌 준우승을 이끌었다. 통산 평균 17.8득점, 9.9리바운드, 1.9도움, 0.7가로채기, 1.3블록을 기록했다. 다섯 시즌 동안 1경기만 결장했을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하며 센터이면서도 가드나 포워드 못지않게 움직임이 많다. 이성훈 한국농구연맹(KBL) 사무총장은 “외국인 선수가 귀화를 하고 싶다고 해서 다 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귀화 의사를 밝힌 이후 라틀리프와 따로 인터뷰를 하는 등 깊이 있게 검토했고 순수성이 있다고 확신했다. ‘엄선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라틀리프가 한국 국적을 취득해도 소속 팀에서는 외국인 선수로 뛴다. KBL은 일정 유예기간이 지난 뒤 제도를 손질해 국내 선수 신분을 줄 계획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