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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어저께TV] ‘아르곤’, 교묘한 비틀기..한끗 차이로 빚은 명품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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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박판석 기자] tvN ‘아르곤’은 엄청난 반전을 선물하지 않는다. 그저 예상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도록 내용을 전개하면서 묘한 감동을 선물한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tvN ‘아르곤’에서는 김백진(김주혁 분)이 ‘아르곤’을 떠나서 메인 뉴스 앵커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백진에게 있어서 ‘아르곤’은 10년 동안 모든 것을 바쳤다. 심지어 아내의 임종 대신 ‘아르곤’의 진행 자리를 지킬 정도로 소중한 존재. 하지만 존경하는 선배인 이근화(이경영 분)을 비롯해 팀원들조차도 그가 메인앵커가 돼서 보도국을 이끌 것을 원했다.

백진을 움직이게 한 것은 제대로 된 보도를 할 수 있는 방송국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이었다. 백진이 ‘아르곤’을 지키기 위해서 애쓴 것 역시 제대로 된 보도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기에 백진이 ‘아르곤’을 대신해서 메인앵커를 선택하는 것 역시 타당해 보였다. 우연이나 억지스러운 사건이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속에서 주인공의 선택을 지지하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르곤’은 그 어려운 것을 자연스럽게 해냈다.

‘아르곤’은 대놓고 대사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꼬집지 않는다. 백진의 경쟁자이자 언론을 도구로 생각하는 유명호(이승준 분)는 합리적인 인물이다. 얄밉기는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이야기는 허무맹랑하거나 억지는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많이 봤던 평범한 악역이다. 악역인 유명호가 무너지는 것은 악행 때문이 아니라 편견 때문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명호는 성공한 한국 출신 입양아가 친부모를 찾고 싶어한다는 편견으로 인해서 단독인터뷰를 놓치게 된다. 윈스턴 장관이 관심 있었던 것은 자신을 키워줬던 양부모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르곤’은 뻔한 감동 코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은 세련됐다. 억지로 연화와 백진이 가까워지지도 않고, 각자 팀원으로서 역할을 할 뿐이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두 사람은 이어져 있다.

‘아르곤’은 특별한 사건을 다루지 않지만 특별하다. 과장된 판타지와 충격적인 전개가 없어도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로 남을 것이다./pps2014@osen.co.kr

[사진] '아르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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