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인터뷰하는 장수연.(KLPGA 제공) |
(가평=연합뉴스) 권훈 기자= "2승 한 뒤에 3승에 조급증을 냈다. 이제는 특별한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매 샷, 매일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LPGA챔피언십을 제패해 1년 만에 챔피언의 자리로 돌아온 장수연(23)은 그동안 부진은 마음의 병 탓이었다고 털어놨다.
장수연은 지난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이어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등 시즌 2승을 거둬 당시 박성현(24)의 대항마로 등장했지만 이후 1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장수연은 "박성현 언니의 대항마라니까 부담도 있었고 우승을 더 해야겠다는 조급함이 생겼다. 플레이가 즐겁지 않았다. 실수하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그러다 보니 점점 샷도 나빠졌다"고 고백했다.
마음이 고장 나자 KLPGA투어에서 가장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던 아이언샷이 고장 났다.
"아이언을 치다 말았다. 제 거리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어떤 때는 생각보다 훨씬 멀리 날아가기도 했다"는 장수연은 "아이언이 안 맞으니 퍼트마저 나빠졌다"고 말했다.
장수연의 다시 마음을 다잡은 건 캐디 양원철 씨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장수연의 2승을 모두 보좌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잠시 장수연의 백을 놨다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맡은 양씨는 "네 스윙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장수연은 "생각해보니 스윙이나 클럽을 바꾼 것도 아닌데 왜 이러나 싶어서 나 자신을 믿었더니 샷이 점점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한 욕심을 접은 것도 부활을 불렀다고 장수연은 덧붙였다.
LPGA투어에서 뛰겠다는 포부를 지닌 장수연은 지난해 초청 선수로 출전한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좋은 성적을 내자 '빨리 가고 싶다'는 조바심이 생겼다.
장수연은 "마음이 딴 데 가 있었다"면서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컷 탈락하고서는 정신을 차렸다. 더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에 국내에 집중하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밝혔다.
장수연은 "이번 우승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우승은 이렇게 마음을 다잡은 장수연에게는 선물이나 다름없었다.
장수연은 "타수 차(6타)가 워낙 커서 우승은 생각지도 않았다. 16번홀을 끝내고 17번홀로 이동할 때 큰 순위표가 있었지만 일부러 안 보겠다는 생각도 없었는데 무심코 지나쳤다"면서 "더구나 뒤 조에서 계속 갤러리 환호성이 들려 거기서 우승자가 나오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승부처는 17번홀을 꼽았다. 장수연은 "4번홀 이글도 타수를 줄이는데 큰 몫을 했지만 17번홀에서 10m 넘는 버디를 성공한 게 우승으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안개 때문에 전날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해 잔여 경기가 많았던 이번 대회에서 잔여 경기를 않았던 것도 체력을 아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장수연은 밝혔다.
장수연은 전날 3라운드에서도 날이 어두워져 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도 18홀을 마쳤다.
세 번 우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한 장수연은 "앞으로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한번 해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우승 상금으로 자동차를 사고 싶은데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쉰 장수연은 "10위 안에 들면 상금의 10%는 용돈으로 받는다"는 사실을 살짝 공개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기뻐하는 장수연.(KLPGA 제공) |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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