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목치승의 슬라이딩', LG를 살린 결정적 장면

LG 황목치승/사진=LG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LG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2연패를 벗어났다.

LG는 26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끝내기 밀어내기로 한 점을 얻어 4-3으로 이겼다. 황목치승(32·LG)의 재치가 팀을 구했다.

이날 LG는 상대 선발 밴헤켄에게 막혀 7회까지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다. 0-3으로 되진 8회 무사에서 정성훈이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이후 추가점을 더 내지 못하고 이닝이 종료됐다. 사실상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LG는 9회 바뀐 투수 김세현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9회 1사 1루에서 박용택의 중전 2루타로 1루주자 이천웅을 불러들이며 2-3으로 넥센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후속 양석환은 7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9회 2사 2루에서 시작됐다. 이형종은 김세현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렸고, 2루에 있던 대주자 황목치승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우익수 이정후가 레이저 홈송구를 하면서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 만들어졌다. 구심도 아웃을 선언하며 경기가 그대로 종료되는 듯 했다. 하지만 LG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세이프가 선언됐다. 홈으로 슬라이딩하는 황목치승이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교묘히 피해 왼 팔을 먼저 홈플레이트에 찍은 것이 확인됐다.

결국 경기를 끝낼 수 있던 상황에서 3-3 동점을 허용한 넥센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 앉았다. 넥센은 재개된 경기에서 곧바로 김세현을 내리고 김상수를 투입했지만, LG를 막을 수는 없었다. LG는 계속된 2사 1루에서 정성훈이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고, 이어 오지환이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 찬스까지 잡았다. 끝내기 기회에서 타석에 선 정상호는 김상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이날의 극적인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넥센은 선발 밴헤켄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뒷문 불안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김세현은 ⅔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에 그쳤고, 김상수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이날 김상수가 던진 볼 10개 중 스트라이크는 단 1개였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