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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현장 인터뷰] "교체된 선수가 남아 있었다" 로버츠가 말하는 `지연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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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구상에서 최고 수준의 야구 리그에서 선수 교체 실수로 경기가 지연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이 이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다저스는 2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시리즈 두번째 경기에서 6-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가장 먼저 70승 고지에 오른 팀이 됐다.

사실, 이날 경기는 결과보다도 6회말 다저스 공격 도중 벌어진 지연 사태가 더 관심을 끌었다. 1사 2루 야시엘 푸이그 타석에서 앞서 이뤄진 더블 스위치 교체 대한 혼선이 벌어지면서 18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매일경제

미네소타 내야수들이 경기가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이중 아드리안자(맨 오른쪽)는 결국 좌익수로 들어갔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로버츠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약간 혼란이 있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상대가 더블 스위치를 하면서 교체돼야 하는 선수가 여전히 경기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이 문제를 확실하게 하고 싶었다. 심판들이 올바른 일을 했고, 상황을 올바르게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랬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새로운 투수 라이언 프레슬리를 유격수 호르헤 폴란코와 교체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에히레 아드리안자를 새로운 유격수로 투입했다. 그러나 랜스 바렛 주심에게 교체를 설명할 때는 어처구니없게도 7번 타자 폴란코가 아닌 5번 타자 에디 로사리오와 교체를 하겠다고 말한 것. 그리고 아드리안자는 태연하게 유격수 자리로 들어갔다가 뒤늦게 좌익수 자리로 갔다.

몰리터는 경기 후 'MLB.com'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주심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심판진이 취재진에 공유한 설명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심판진의 논의가 길어졌다고. 이들이 뉴욕에 있는 리플레이 센터에 연락을 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결국 이들은 원래 미네소타측이 통보한 대로 선수 명단을 조정하고 경기를 재개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결론을 내리는데 18분의 시간이 소요된 것.

로버츠는 "심판이 투수가 5번 타순에 들어간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로사리오가 여전히 좌익수에 있는 것을 보고 이의를 제기했다"며 문제를 알아차린 배경에 대해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확실하게 하고 싶어했다. 한 번 교체된 선수(폴란코)가 다시 경기에 들어올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모르고 있었는데 교체된 야수가 다시 들어올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라며 이후 미네소타가 폴란코를 다시 불러들이고 로사리오를 뺀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다저스에게 분명한 이득으로 작용했다. 경기가 지연되며 어깨가 식은 프레슬리는 이후 안타 3개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여기에 강타자인 로사리오가 의도치않게 라인업에서 빠지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팬들에게 아무런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18분을 지연시킨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였다. 로버츠는 "메이저리그가 팬들에게 상황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분씩이나 지연이 되면 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싶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혼란스럽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 타석이 도중에 중단된 야시엘 푸이그는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들어와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기다리는 것은 별로였다"고 말했다.

대기 타석에서 대타 차례를 기다렸던 로건 포시아드도 "라인업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만 알았지,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긴 대기 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1타점 적시타를 때린 그는 "긴장을 풀지 않고 있었다"며 그 비결을 설명했다.

어찌됐든,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가장 먼저 70승에 도달한 팀이 됐다. 로버츠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이 시점에서 멋진 성과임에 틀림없다"며 이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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