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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오!쎈 현장분석] '꼬인 일정+실책'도 끄떡없던 소사의 쾌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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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잠실, 최익래 기자] 불펜의 난조로 대역전패. 하지만 선발투수 헨리 소사는 혼자 빛났다.

소사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전에 선발등판,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102개.

7-3로 앞선 7회 1사 1루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의 난조로 소사의 승리투수 요건은 지워졌다. LG는 2⅔이닝 5실점을 기록한 불펜의 난조 탓에 두산에 7-9로 분패했다. 그럼에도 소사의 쾌투는 충분히 의미 있었다.

소사는 직전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부진했다. 11일 대구 삼성전서 4⅔이닝 8피안타 5실점(3자책)으로 고전한 소사는 17일 광주 KIA전서도 5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구속이 떨어졌다기보다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주무기 포크볼이 너무 빨리 떨어진 게 화근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소사는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했다. 1회 안타와 몸 맞는 공 하나씩을 내줬으나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1회말 굵어진 빗줄기로 경기가 연기되며 소사의 기록은 지워졌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이날의 1이닝 등판을 분기점으로 삼았다. 양 감독은 25일 선발로 소사를 다시 내보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양상문 감독은 "소사가 이날 등판하면 다른 투수들이 하루 더 쉬게 된다"라며 "비록 1이닝 등판이었지만 23일 경기 모습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부터 두산전 강세를 띄었던 점을 믿겠다"라고 밝혔다.

양 감독의 말처럼 소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산전 6경기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었다.

강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소사는 1회 1사 후 최주환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닉 에반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낸 뒤 김재환에게도 3루 쪽 뜬공을 유도했다. 그러나 3루수 양석환이 낙구 지점 포착에 실패하며 실책.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2사 1·3루로 둔갑한 것이었다. 그러나 소사는 흔들리지 않고 오재일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에도 박건우와 양의지, 오재원을 차례로 삼진으로 솎아냈다. 3-0으로 앞선 3회 선두 김재호에게 3루타를 맞으며 한 점을 내줬으나 후속 타자들을 깔끔히 막았다. 4회와 5회도 연속 삼자범퇴.

6회에는 또 다시 실책이 나왔다. 선두 민병헌의 담장 직격 2루타와 최주환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 소사는 에반스와 김재환을 범타처리한 뒤 오재일에게도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그러나 평범한 타구를 채은성이 놓치며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그러나 소사는 흔들리지 않고 이내 다음 투구를 준비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소사는 박건우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양상문 감독이 우려했던 변화구 제구는 속구 위주의 피칭으로 파훼했다. 소사의 앞선 8경기 속구 구사율은 56.7%였다. 슬라이더(20.9%)와 포크(19.4%)가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는 속구 비중을 62.7%로, 슬라이더 비중을 29.4%까지 늘렸다. 대신 포크볼은 단 6구만 던졌다. 구사율은 5.9%에 불과했다.

실책과 꼬여버린 등판 일정 모두 극복한 소사. 거기에 약점에 매달리는 걸 포기하며 장점에 집중했다. 비록 불펜의 난조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야말로 '에이스'만이 보일 수 있는 넉넉한 모습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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