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스크럭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이쯤 되면 외국인 선수를 고르는 NC 다이노스의 안목을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NC가 올 시즌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가 데뷔한 지 두 달도 채 안 돼 KBO 리그를 평정할 기세다.
스크럭스는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계속된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홈런 2방으로 6타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팀의 13-3 대승을 이끌었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낸 스크럭스는 팀이 5-0으로 앞선 2회초 2사 1루에서 넥센 선발 조상우의 초구 직구(140㎞)를 잡아당겨 좌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후 잠잠하던 스크럭스의 방망이는 경기 막판 다시 불을 뿜었다.
스크럭스는 8-3으로 리드를 이어간 8회초 2사 만루에서 넥센의 3번째 투수 황덕균의 커터를 통타해 타구를 왼쪽 외야 스탠드에 꽂아넣었다.
스크럭스는 한국 무대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넥센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연달아 13, 14호 대포를 쏘아 올린 스크럭스는 최정(13개·SK 와이번스)을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타점 부문에서도 39타점으로 동료 나성범(36타점)을 따돌리고 1위가 됐다.
올 시즌 전만 해도 NC의 야구팬들의 스크럭스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미국으로 돌아간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가 워낙 출중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2014년 NC에 입단한 테임즈는 2014~2016년 3년간 타율 0.349에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 KBO 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고, 2016년에는 홈런왕(40개)에 올랐다.
NC 팬들은 "스크럭스가 테임즈의 반만 해줘도 다행"이라고 했으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스크럭스는 4월까지 타율 0.304에 9홈런 19타점을 올리며 테임즈라는 이름을 팬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지워냈다.
5월 들어서는 17경기에서 타율 0.220에 2홈런, 8타점에 그쳤으나 이번 고척 3연전에서 대폭발하며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스크럭스는 1차전에서는 결승 선제 3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5타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는 5타수 3안타 1타점을 수확했다.
그리고 이날 3차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고척 스카이돔에서 사흘 동안 타율 5할(14타수 7안타)에 3홈런, 12타점을 쓸어담았다.
NC의 3연전 싹쓸이를 이끈 결정적인 활약이었다.
스크럭스는 실력에 더해 선수단과의 융화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스크럭스는 테임즈보다 실력이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는 더 좋다. 경기 전에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주먹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먼저 다가간다. 선수들이 모두 좋아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크럭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이 연승을 이어가 기분 좋다. 또한 내가 이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매 타석 홈런을 치려는 건 아니지만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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