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릉사이 자연친화형 코스, 지근거리의 바다 영향 받아
모든 홀에 OB 없지만 곳곳에 워터해저드.벙커
페어웨이 벗어나면 탈출 어려워
클럽하우스부터 캐디바지까지 식당 인기메뉴 파스타까지 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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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에 라마 7세가 태국 왕실의 별장을 세우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도 태국 왕실의 휴양지로 이용된다. 그런 역사적 의미를 갖는 후아힌은 골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매년 8월과 9월에 개최되는 '골프 페스티벌' 때문이다. 이 기간에 후아힌과 인근 차암 지역의 주요 골프장은 1000바트(약 3만2700원)에서 1800바트(약 5만9000만원)의 저렴한 그린피로 이용할 수 있다.
'바위 머리'라는 의미의 후아힌에는 9개의 골프장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골프장이 블랙마운틴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전 세계에서 매년 골프 관광객이 대거 몰려온다. 2007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필 라이언(호주)이 설계했다. 18홀에 전장 7343야드다. 후아힌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블랙마운틴은 입구에서부터 태국 최고의 명문 골프장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한 골프장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골프장 이름이 블랙마운틴일까.
그 궁금증은 금세 풀렸다. 바위들이 온통 검은 빛이 도는 '블랙마운틴'이라는 산을 중심으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클럽하우스와 식당의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캐디 바지와 라커룸의 빨래봉투까지 온통 검정색 일색이다. 클럽하우스 인기 메뉴인 블랙마운틴 파스타도 까맣다. 재료로 오징어 먹물을 사용해서다.
한국 골퍼들이 좋아할 요소는 수두룩하다. 우선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구릉 사이에 자리한 코스는 사방을 산이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자연친화형 코스다.
그렇다고 산악형 골프장으로만 보기도 그렇다. 지근 거리에 있는 바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변화무쌍한 기후라는 얘기다. 수시로 비가 지나가는데 산꼭대기에 구름이 걸려 있으면 산은 검정색을 띠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체적으로 코스 경사는 완만하다. 그렇다고 언듈레이션이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적당한 높낮이가 배치돼 있다.
요소요소에 워터 해저드와 벙커 등 위험지대가 도사리고 있다. 대신 18홀 전홀에 OB는 없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OB 이상의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깊은 러프 때문이다. 일단 러프에 들어간 볼은 머리만 살짝 보일 정도로 깊게 파묻힌다. 그래서 탈출이 쉽지가 않다. 따라서 티샷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하다. 한 마디로 18홀 내내 고도의 전략을 요하는 코스다.
대부분 페어웨이가 양 사이드로 언덕을 이루고 있어 시각적으로는 편안해 보인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안전지대다. 만약 볼이 언덕을 넘어가면 대참사를 감수해야 한다.
코스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는 게 블랙마운틴을 즐기는 지름길이다. 그린 주변이나 워터 해저드는 검은 돌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그 풍경만으로는 마치 제주도 한 골프장에 와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곳에서는 킹스컵 유라시아 대항전, 태국 클래식 등 다수의 토너먼트가 열렸다.
태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통차이 자이디는 이 지역 출신이다. 그래서 이 골프장의 후원을 받고 있다.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는 클럽하우스는 상당히 세련돼 있다. 캐디 교육도 잘 돼있다. 무엇보다도 코스 관리가 최상이다. 라운드를 마치고 나면 쁠라뚜 시푸드로 식욕을 채우길 강추한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블랙마운틴이 가족 단위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는 태국 최초의 골프장으로 1924년 개장한 로얄 후아힌GC(18홀), 1992년 맥스 웩슬러가 설계한 팜힐스 골프리조트(18홀), 로저 팩하드의 설계로 1993년 개장한 임페리얼 레이크뷰GC(36홀), 1993년 오픈한 마제스틱 크릭CC(27홀), 세계적인 거장 잭 니클라우스의 설계로 1993년 오픈한 스프링필드CC(27홀), 로버트 맥팔랜드가 디자인을 맡아 1992년 그랜드오픈한 밀포드 골프리조트(18홀), 그리고 현역 육군 소장이 설계해 2010년 개장한 군인 골프장 시파인스GC(18홀) 등이 있다. 이들 골프장은 후아힌 시내에서 40분 이내면 모두 도달할 수 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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