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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김태형 감독이 '영건'에 바라는 단 하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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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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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최익래 기자] 두산은 2000년대 중반부터 '화수분 야구'로 이름을 떨쳤다. 단순히 한 명의 지도자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시스템의 힘이었다. 3년째 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태형 감독의 '육성 철학'은 어떨까.

두산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2-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함덕주가 6이닝 1실점 호투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전 만난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에 대한 아쉬움으로 운을 뗐다. 김 감독은 "볼넷이 많으면 투수에게 안 좋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건 '승부'가 아니다. 젊은 투수들에게 아쉬운 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계속 불리하게 카운트 싸움을 하다 우겨넣게 되면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진단했다.

김태형 감독은 평소 '손에서 공이 떠난 이상 결과는 투수의 몫이 아니다. 안타가 나오면 타자가 잘 친 거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제구가 기가 막혀서 존 구석구석을 찌른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현실적으로 모든 투수들이 그러기는 쉽지 않다"라며 자신감을 촉구했다.

김 감독이 표한 아쉬움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김 감독은 "혼자 끙끙대다 무너진 경우가 잦다. 볼넷이 많은 유형은 선발투수로서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라고 냉정히 평가했다.

함덕주는 이날 고질적인 볼넷 허용을 2개로 최소화했다. 비록 7회 주자를 남겨두고 내려와 동점 허용하며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가치 있는 투구였다.

이러한 '배짱투'로 김태형 감독을 흡족하게 만든 이들도 있다. 박치국과 이영하가 그 주인공. 김 감독은 "사실 (박)치국이가 속으로 두려움을 느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마운드에 선 이상은 그걸 완벽히 숨긴다"라며 "치국이는 결과와 상관 없이 공격적으로 타자를 상대했다"라고 칭찬했다.

박치국은 시즌 초반 불펜으로 나서던 중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과 홍상삼 등 대체 선발의 부진 덕이었다. 박치국은 4이닝 5실점으로 합격점을 매기기 어려운 투구를 선보였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볼넷 한 개와 몸 맞는 공 두 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 세 개를 빼앗은 점에 주목한 것이었다.

19일에 1군 데뷔전을 치른 이영하 역시 김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이영하는 당시 선두 로저 버나디나에게 홈런을 내줬지만 이후 서동욱-김주찬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최형우를 땅볼로 돌려세웠다. 중심 타선을 상대로 자신있게 던진 점이 주효했다. 김 감독은 "퓨처스 팀에서 보고가 올라온 것보다 구속이 몇 km는 더 빠르더라. 생각보다 씩씩하게 잘 던져주고 있다"라며 "마운드에서 모습이 아주 좋다"라고 덧붙였다.

야수진을 채우는 영건들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산은 24일 경기에 앞서 김인태를 1군에 등록했다. 조수행에 이어 또 한 명의 젊은 외야 백업. 김태형 감독은 이들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단호히 밝혔다. 그는 "1군에서 백업 역할을 하는 선수가 경기에 가끔 나서 잘 치는 건 어렵다. 1군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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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젊은 야수들에게도 자신감은 필수다. 김 감독은 "결과가 같은 범타라고 가정하자. 그래도 자신감을 얼마나 갖고 임했느냐에 따라 차이는 크다. 아웃되더라도 자신 있게 자기 스윙을 선보인 선수라면 감독으로서 점수를 높게 매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 뒤 "물론 안타를 치고 살아나가는 것도 중요하긴 하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주전들이 체력 문제를 드러낼 여름 즈음부터 백업 야수들의 기회를 늘릴 것이라 다짐했다. 성공으로 끝난 두산 화수분 1기. 2기 역시 그 전철에 다가서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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