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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선발 포화` 다저스, 결국 류현진 앞에서 폭탄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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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류현진이 LA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났다. 일단 지금은 '폭탄 돌리기'의 술래가 됐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25일(한국시간) 가진 경기 전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단 다음 시카고 컵스와의 홈 3연전까지는 류현진을 제외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여섯 명의 선발 투수가 있는 상황에서 6인 로테이션을 쓰기는 싫고, 그럼 한 명이 빠져야 하는데 거기에 류현진이 당첨된 것. 그는 지난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고, 다친 곳도 없이 25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저스는 그를 당장 선발 투수로 활용할 생각이 아니면 부상자 명단에 올리거나 다른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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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최소한 이번주까지는 류현진을 선발로 기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진= MK스포츠 DB


이에 대해 로버츠는 "불펜 전환 문제를 논의했다"고 인정했다. 로버츠는 이 인터뷰를 갖기 전 외야 그라운드에서 그라운드 피칭을 하고 있던 류현진과 통역을 대동해 장시간 얘기를 나눴는데 이와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롱 릴리버로 대기시키다 선발 투수들의 추가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발 투수로 투입하는 것이다. 불펜 투수로 뛰어 본 경험이 없는 그를 당장 불펜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류현진이 남은 시즌을 모두 불펜으로 뛰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나머지 다섯 명의 선발이 시즌 끝까지 선발로 활약한다는 것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버츠가 류현진의 불펜 이동이 "완전한 이동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7경기에서 36이닝을 던지며 2승 5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최악의 등판이었던 지난 콜로라도 원정 성적을 제외하면 3.94의 평균자책점이 나온다.

예쁜 성적은 아니지만, 그가 지난 2년간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렸던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성적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로테이션에서 밀려난 것은 상대적으로 좋은 투수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콕 집어서 얘기하면, 알렉스 우드가 너무 잘 던지고 있다. 우드는 개막 로테이션에 롱 릴리버 역할로 합류한 선수였다. 선발 투수들이 돌아오면 원래 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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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릴리버로 시즌 개막을 맞은 알렉스 우드는 선발로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문제는 그가 지금 선발투수로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선발로 7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중이다. 최근 3경기에서는 18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최고의 폼"이라는 그의 말처럼, 또다른 전성기를 맞이한 모습이다.

우드는 불펜 경험이 있고, 불펜으로 돌린다면 류현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투수다. 그러나 지금 잘하고 있는 그를 끌어내릴 이유는 없다. 마에다 켄타는 평균자책점 5.03으로 제일 성적이 부진하지만, 최근 등판에서 반등 조짐을 보였고 리치 힐은 고질적인 손가락 물집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불펜 전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일단 지금은 문제없이 투구하고 있다.

결국 폭탄은 류현진 앞에서 터졌다. 오랜 시간 부상 공백이 있어 아직 리듬을 되찾고 있는 단계인 그가 로테이션에서 밀려난 꼴이 됐다. 그가 다른 선수에 비해 못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선발진이 포화된 상황의 희생양이라 할 수 있다.

선발에서 밀려난 것은 절망스런 일이지만, 그렇다고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15명의 선발 투수를 기용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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