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으로 맨유의 유로파리그 우승 견인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가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말 많고 탈 많았지만, 무리뉴는 무리뉴였다. © AFP=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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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주제 무리뉴 감독은 자칭 타칭 '스페셜 원'으로 통한다. 필드 안팎에서의 거침없는 행동과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화려하고도 수위 높은 발언 등 늘 축구계 중심에 있는 지도자다. 뉴스메이커다. 하지만 그의 가장 스페셜한 모습은 역시 지도자로서의 능력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라는 매머드 클럽이 구단 재건을 위해 무리뉴를 모셔온 것은 말이 많고 끼가 다분해서가 아니다. 구단의 뉴스 생산력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말만큼 화려한 트로피 수집 능력을 높이 산 것인데, 역시 그의 우승청부사 기질은 대단했다.
맨유가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를 제치고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품은 맨유는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맨유는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프렌즈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2016-2017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포그바의 선제 결승골과 미키타리안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딱 필요한 순간에 나온 득점 그리고 이후 단단하게 스코어를 지키는 경기 운영은 과연 무리뉴의 팀다운 모습이었다.
사실 올 시즌 맨유가 무리뉴에게 바란 주문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리그에서 다시 강한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에 턱 없이 부족했다.
38라운드가 모두 끝난 뒤 맨유의 EPL 순위는 18승15무5패 승점 69점으로 6위였다. 1위 첼시(승점 93)와의 격차는 계산도 어렵고 5위 아스널에도 6점이나 부족했다. 당장 지난 시즌 5위보다도 한 단계 떨어진 위치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불가피했던 순위다. 무리뉴 감독은 시즌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현실적으로 EPL 4위 안에 진입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판단과 함께 유로파리그에 집중했다. 유로파리그 우승팀에게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까닭이다.
어쩌면 도박 같았다. 그래도 여러 번 기회가 제공되는 정규리그와 달리 토너먼트는 실패가 곧 치명타가 되기에, 어지간한 승부사가 아니라면 택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만약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따내지 못한다면 정규리그 막바지 운영까지 싸잡혀 비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리뉴는 스스로를 믿었다. 그리고 결국 성공했다.
이벤트성 단판승부이기는 하지만 커뮤니티실드에서 정상에 오르며 맨유에서의 첫 시즌을 시작한 무리뉴 감독은 EFL컵 우승에 이어 유로파리그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꽤 알찬 열매를 획득했다. 동시에 다음 시즌 챔스 출전권을 확보, 자신을 향한 잡음을 잠재웠다.
무리뉴는 2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2003-2004 포르투/2009-2010 인터밀란)과 2번의 유로파리그(전신 UEFA컵 포함) 우승(2002-2003 포르투/2016-2017 맨유)을 차지한 지도자가 됐다. 포르투를 시작으로 첼시와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앞선 클럽들에게는 모두 자국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자국 FA컵도 빼놓지 않고 챙겼다. 맨유 팬들은 다음은 자신들 몫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맨유는 유로파리그 우승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이와 함께 이게 잘하는 것인지 부족한 것인지 알쏭달쏭했던 '무리뉴의 맨유'에 대한 평가는 한쪽으로 기울게 됐다. 그래도 무리뉴는 무리뉴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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