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KBO리그에서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외인 타자들의 방망이가 초여름 날씨에 맞춰 달궈지고 있다.
2017시즌 야심차게 새로운 외인 타자들을 영입한 각 구단들은 이들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팀 타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었지만, 첫 해 적응 기간을 고려한다고 해도 침묵이 꽤 길었다. 결국 대니 워스(전 SK)는 시즌 1호 외인 야수 퇴출자가 됐고, 90만 달러의 몸값을 자랑하던 조니 모넬(전 kt)도 웨이버 공시됐다. 대니 돈(넥센)은 1군 복귀 이틀 만에 도로 2군행을 명받으며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첫 해 성적은 더워져봐야 알 수 있다’는 속설을 증명하는 외인 타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5월 가장 뜨거웠던 타자는 삼성의 다린 러프다. 4월까지 1할대 타율에 1홈런 3타점으로 허덕이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돌아온 뒤에는 5월 한 달 동안 타율 0.333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대반전을 써냈다. 특히 장타율(0.594)은 리그 전체 5위이자 외인 타자를 통틀어서는 1위에 해당한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거포 유망주로 꼽혔던 자신의 명성을 증명하기 위해 시동을 건 셈이다.
로저 버나디나의 경우, KIA가 기대하는 부분에 다른 팀과는 차이가 있었다. 최형우라는 토종 4번 타자가 굳건한 만큼, 테이블 세터로서 출루율을 높이는 대신 타율은 2할 후반대만 되도 만족하겠다는 게 김기태 KIA 감독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4월까지 출루율(0.321)은 외인 타자 9위, 타율은 0.255에 그치며 퇴출 여론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히 1번으로 기용하던 김 감독의 뚝심 야구가 5월에서야 결실을 맺는 모습이다. 버나디나는 최근 10경기 중 7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 0,357로 대폭발했다.
롯데는 앤디 번즈의 활약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실 번즈로서는 롯데가 이미 한 장의 외인 교체 카드를 소진했다는 게 행운이었다. 적극적인 성향이 너무 강해 투수들과 볼카운트 싸움을 하지 못하고 초구부터 허무하게 아웃되는 게 부지기수, 타순은 8번까지 내려갔고 주요 승부처에서는 대타와 교체되며 ‘수비형 외인’이라는 오명을 안았다. 하지만 5월 타율은 0.313, 최근 출전한 5경기에서 3홈런을 때려내며 타점을 쓸어담았다. 특히 23일 사직 SK전에서는 10회말 연장 끝내기를 때려내며 해결사로 거듭났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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