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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최운정 “아빠, 캐디로 다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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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볼빅챔피언십 앞두고 퍼팅 불안 해소 위해 ‘SOS’

동아일보

선수와 캐디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최운정(왼쪽)과 아버지 최지연 씨가 24일 LPGA투어 볼빅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의 트래비스포인트 골프장에서 밝게 웃고 있다. 볼빅 제공


‘오렌지 걸’ 최운정(볼빅)이 뜻깊은 무대를 앞두고 아버지에게 SOS를 쳤다.

25일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트래비스포인트CC(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최운정의 옆에는 아버지 최지연 씨(58)가 캐디로 나선다. 최운정과 아버지 최 씨는 LPGA투어에서 소문난 ‘실과 바늘’이었다. 경찰 출신인 아버지는 2008년부터 딸의 전담 캐디로 줄곧 따라다녔다. 2015년 LPGA투어 마라톤클래식에서 최운정이 157번째 도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순간에도 아버지는 딸과 함께 눈물을 쏟았다.

그랬던 최운정이 올해 3월 이후 홀로서기에 나섰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전문 캐디를 고용했다. 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이번 시즌 11개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만 들며 상금 랭킹 39위(12만 달러)에 머물러 있다.

최근 캐디와 결별한 최운정은 아버지가 다시 캐디를 맡아주는 볼빅챔피언십을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특히 이번 대회는 자신의 메인스폰서인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이 개최하고 있어 다른 대회보다 각별하게 여기고 있다. 최운정은 “내게 너무 특별한 대회라 아빠에게 부탁드렸다. 꼭 우승하고 싶다. 아빠와 함께 그 꿈을 이룬다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부진의 원인으로 무뎌진 퍼트 감각을 꼽았다. “샷은 좋은데 퍼팅이 너무 안 돼요. 그린에 잘 올려놓고 2퍼트, 3퍼트를 하니 한숨이 나올 때가 많아요.” 그는 또 “외국인 캐디는 결정적인 조언을 못해 답답했다. 아버지는 확실한 결정을 해주셔서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번 시즌 최운정의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30.05개로 102위에 처져 있다.

2014년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모범선수상을 받은 최운정은 스폰서와의 의리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렵게 골프 스타의 꿈을 키우던 시절 최운정을 눈여겨본 볼빅 문경안 회장이 후원을 결정해 2011년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볼빅의 오렌지색 컬러볼을 사용하고 있는 최운정은 “볼빅에서 LPGA투어 대회까지 개최하게 돼 자부심이 커졌다. 앞으로도 볼빅과 서로 발전하며 성장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최 씨는 “운정이 마음을 잘 헤아려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캐디백을 다시 메게 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지난해 컷 탈락의 아쉬움을 꼭 씻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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