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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9월 완공 진천선수촌, 엘리트-생활체육 소통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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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코리아’ 새로운 100년]이재근 선수촌장 인터뷰

동아일보

9월 완공 예정인 진천선수촌을 세계 최대 스포츠 종합훈련장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재근 대한체육회 선수촌장이 진천선수촌 조감도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3일 오전 11시 반 충북 진천선수촌.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행정관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니 실내 체력단련장이 나타났다. 첨단 시설을 갖춘, 300명이 동시에 운동할 수 있는 초대형 시설이었다. 10여 명의 선수가 몸을 만들고 있었다.

진천선수촌은 숙소만 8개 동으로, 11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태릉선수촌(3개 동, 450여 명)보다 훨씬 넓고 쾌적하다. 9월 완공 예정인 진천선수촌은 현재 86%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아직 종목별 훈련장은 모두 완공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내부 공사는 끝냈고 외부 공사만 남겨뒀다는 것이 선수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육상, 사격, 철인3종, 조정, 카누, 스키, 아이스하키, 농구, 배구 등 9개 종목 선수들이 이미 이곳으로 이주했다. 나머지 종목도 연말까지는 모두 이주를 끝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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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선 22일 기자와 만난 이재근 선수촌장(67)은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진천선수촌을 세계 최대의 스포츠 종합훈련장으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원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태릉선수촌에서는 이 시스템이 빈약했다는 것이다. 진천선수촌에서는 종목별로 체력트레이너, 의무트레이너, 전력분석 담당, 장비 담당 등으로 구성된 전담 지원팀을 운영키로 했다.

한때 대표팀 학생들의 학사 관리가 큰 문제로 떠올랐지만 이달 들어 관련 법령을 개정함으로써 해결됐다. 한국체대의 경우 일부 과목은 교수가 야간 혹은 토요일 등에 선수촌으로 와서 강의를 하기로 했다. 중고교생은 진천 지역 학교에 위탁하기로 했다.

예산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이 촌장은 “지도자만 하더라도 4년째 수당이 동결됐다”라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 촌장은 200억 원 정도의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이 촌장은 4월부터 관련 정부 부처 공무원들을 잇달아 진천선수촌으로 초대해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촌장은 진천선수촌을 국민에게 개방할 생각이다. 그는 “태릉선수촌 주변에서 장사하시는 분이 ‘40년 넘게 살면서 태릉선수촌 한번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고 하더라. 국민과 가까워지려면 선수촌이 선수들만의 공간이란 인식부터 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진천선수촌이 안정되는 내년 1월부터 국가대표 선수 사인회 같은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어 국민과 소통할 방침이다. 또 어린이 스포츠교실을 운영하고, 스포츠 관련 워크숍 공간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촌장은 나아가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선수촌 주변 일대를 국민 친화적 스포츠체험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엘리트 체육이 국민과 가까워져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그것이 바로 스포츠 선진국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진천=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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