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선행도 손샤인… 장애아동에 ‘축구 희망’ 선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손흥민, 팀동료들과 축구클리닉

드리블-슈팅법 자세히 알려주고 유니폼에 사인해주며 “건강해요”

‘친절한 흥민 씨.’

이번 시즌 유럽 무대 한국인 최다 골(21골) 신기록을 세우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주가가 치솟고 있는 손흥민(25·토트넘)이 무릎을 굽히고 몸을 한껏 낮춰 아이들과 눈을 맞췄다.

손흥민은 24일 서울 강서구 가양레포츠센터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소속팀 후원사 AIA그룹 주최 장애아동 축구 클리닉에 팀 동료인 케빈 비머, 카일 워커, 벤 데이비스와 함께 참석했다. 손흥민은 장애아동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줬다.

손흥민은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에 소속된 장애아동들을 전부 일대일로 붙잡고 드리블, 슈팅 방법 등을 자상하게 알려줬다.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았던 아이들은 손흥민과 진행요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축구를 즐겼다. 자신이 알려준 기술을 잘 따라 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손흥민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손흥민은 직접 골키퍼가 돼 아이들이 어렵게 찬 슈팅이 골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뒤 골 세리머니도 함께 펼쳤다. ‘절친’ 비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핸드 셰이크 세리머니’도 보여줬다. 아이들의 요청에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양발로 튕기는 ‘리프팅’ 시범까지 보여줬다.

손흥민은 아이들에게 토트넘 유니폼과 축구화에 사인을 해주며 “건강해요” “반가워요”라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장애 정도가 심한 아이 한 명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감싸 안고 볼을 비빈 뒤 정성스럽게 사인해줬다.

손흥민의 이런 모습에 동료들은 아주 익숙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워커는 “손흥민이 특별한 건 겸손하다는 것이다. 또 절대 어떤 상황에서라도 우울해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손흥민이 늘 웃고 장난치고 노래 부르는 것을 보면서 동료들은 힘을 얻는다”고 치켜세웠다. 비머는 “손흥민은 실력이나 정신력 모두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다. 우리가 이렇게 한국에서 환영받는 이유도 손흥민 덕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시간이 지체될 때마다 취재진에게 연신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한 손흥민은 “많은 토트넘 팬들이 반겨주셔서 놀랐다. 동료들도 그런 반응에 신이 난 것 같다. 나도 어깨가 으쓱해졌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 좋은 성과를 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해 아쉽다. 다음 시즌엔 꼭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2박 3일의 국내 일정을 마치고 25일 홍콩으로 이동해 토트넘에 합류한다. 토트넘은 26일 홍콩리그 우승팀 키치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