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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귓속말' 종영①]"악보다 성실해야"…박경수 작가의 권력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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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SBS 화면 캡처


[헤럴드POP=이호연 기자] 박경수 작가의 저력이 '귓속말' 곳곳에 묻어 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연출 이명우)은 23일 방송되는 17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신영주(이보영 분)는 이동준(이상윤 분)과 함께 최일환(김갑수 분), 강정일(권율 분), 최수연(박세영 분) 등 대표적인 법비를 처벌했다. 이동준은 4년 간 죗값을 치른 뒤 신영주와 다시 만났다.

'귓속말'은 17회 내내 촌철살인 명대사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치며 긴장감을 이어왔다. 앞서 2012년 '추적자', 2013년 '황금의 제국', 2014년 '펀치' 등 권력 3부작을 집필하며 드라마로서 사회 전반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박경수 작가는 '귓속말'을 통해서도 시국을 향해 뜨거운 일침을 가했다.

자연스럽게 1회부터 명대사가 쏟아졌다. 빠른 전개 속에서 거침 없는 박경수 작가의 필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박경수 작가와 '펀치'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명우 PD는 특유의 치밀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선과 변화 과정을 극대화시켰고, 대사가 갖는 의미를 한층 강조했다.

극중 1세대라 볼 수 있는 최일환, 강유택(김홍파 분), 신창호(강신일 분)부터 그 자녀이자 이야기의 주된 축인 신영주, 이동준, 강정일, 최수연까지. 이들은 통렬하게 현실을 반영한 대사로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악인 최일환도, 정의를 찾는 신영주도 공감할 법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먼저 법비들의 대사는 소름돋게 강렬하다. 최일환은 이동준에게 "악은 성실하다. 세상을 법대로 살 수 있나. 자네는 사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충고했다. 강정일 또한 "법은 지키는 게 아니고 이용해먹는 것"이라거나 "짓밟힐 인생이라도 남겨놓자. 죽은 연꽃보다는 산 잡초가 낫다"고 비릿하게 말했다.

이에 굴하지 않는 신영주와 이동준은 정의롭게 받아쳤다. 신영주는 "언제부터 피해자가 무죄를 증명하는 세상이 됐냐. 세상의 힘과 권력은 다 나쁜 놈들이 갖고 있다. 죄인이 벌을 받는 지옥이 여기보다 공평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신창호 역시 "다들 마음을 바꾸니까 세상이 안 바뀐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이동준은 "악을 이기려면 악보다 성실해야 한다. 무너져야 할 건 무너져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악마를 잡겠다고 괴물과 손을 잡을 수는 없다"고 짜릿한 반격을 날릴 때마다 명대사를 남겼다. 법비의 유혹 대신 신영주와 정의를 선택한 이동준의 뒤통수는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귓속말'은 오래도록 웰메이드 드라마로 기억될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뇌리에 꽂히는 명대사들이 있다. 박경수 작가의 힘을 또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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