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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팝인터뷰②]팔로알토 “희망 못 주는 사회, ‘ADO’ 도움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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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팔로알토


[헤럴드POP=박수정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알타임 죠 또한 ‘꿈을 그리는 길거리 낙서’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알타임 죠는 “10대와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더라”며 “나도 이 친구(팔로알토, 허클베리피)들도 그랬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서 힘들 걸 많이 봤다. 팔로알토는 돈이 없어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한여름에 자동차에 에어컨도 켜지 않고 다녔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가난을 감수했다”며 “긴 터널을 지나왔다. 이거 하나 하는 걸로 만족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은 ‘이거 아니면 안돼’였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돈이 되든 안 되든 소중한 것을 한다면 가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가 위험한 꿈을 심어줄 수도 있다. ‘무조건 하면 된다’를 할 수는 없으니 중요한 부분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팔로알토, 허클베리피, 알타임 죠 모두 어두운 터널을 지나 빛을 맞이했다. 팔로알토는 어엿한 뮤직 레이블의 대표가 됐고, 힙합은 이제 10대들의 삶에 스며든 대세 음악 장르가 됐다. 팔로알토도 힙합의 인기를 실감했다.

“제 10대를 돌이켜보면 한 반에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가 1명 있으면 반가운 정도였어요. 아직도 생각나는 게 제 고등학교 2~3학년 때 나스나 밥 말리를 듣고 있으면 이런 걸 듣고 있냐고 신기한 사람 취급을 했어요. 지금은 제 10대 때랑 분위기가 달라요. 래퍼를 꿈꾸는 사람들도 많고, 신기해요. 예전에는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면 드렁큰 타이거 음악 틀어놓고 프리스타일로 랩을 해보라고 했어요. 하하. 지금은 되게 안 그런 거 같아요. 요즘은 힙합이나 랩을 어느 정도 다 알고 있지 않나요?”(팔로알토)

지금은 힙합이 대세가 돼 래퍼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졌지만, 래퍼들은 신기한 시선을 보던 과거가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꿈에 대해 확신을 가졌을까.

“내가 이걸로 ‘몇 살까지 먹고 살까’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 없어요. 너무 좋아하면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거 생각할 때 그냥 그걸 하고 있어요. 그걸 할 때는 온 우주가 집중돼 그것에 꽂히는 거죠. 저는 아직까지 너무 신기한 것이 이걸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하다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계속 하니까 하이라이트레코즈로부터 제의가 오고, 하니까 단독 공연이 생기고, 앨범이 생기고, 돈이 돌아서 직장이 됐어요. SNS를 통해 저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수입이 얼마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지금 몇 살인데 가능할까요’ 등이에요. 그런 질문을 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이걸 계속 해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고요.”(허클베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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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허클베리피-알타임 죠(위쪽부터)


물론 더 이상 꿈만 좇을 수 없는 사회의 침체된 분위기도 있다. 팔로알토는 “대한민국 사회의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다양한 길을 제시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런 사회 분위기일 수도 있다”며 “좋아하는 것을 좇아서 가는 것이 응원 받지 못하는 그런 시대다. 얼마를 벌든 행복한 게 중요한데 대한민국이 돈이 없으면 서러운 나라다. 대한민국 사회가 꿈과 희망을 못 주는 사회인 것 같다”며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ADO’은 그런 점에서 10~20대 청춘들에게 놀이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선사하는 페스티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팔로알토는 “와서 즐겁게 놀았으면 좋겠다”며 “2002년 월드컵 때 스무 살이었는데 그때 대한민국이 너무 즐거웠다. 스스로 나와서 즐기고 어울리고 했던 것이 2002년 이후부터라고 생각한다. 이런 행사들이 계속 있고, 그런 행사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면 본인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알타임 죠는 “음악을 귀에 꽂고 길에서 그림을 그리면 음악의 바이브에 맞춰서 내 손의 활력이 달라질 때가 있다. 그 음악에 영감을 받아서 작업을 했다기 보다 그 음악이 주는 즐거움 때문에 손으로 표현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 음악은 때로는 장소를 지배한다. 그래피티도 시각을 지배하는 부분이 있다. 청각과 시각이 어우러지는 페스티벌”이라고 ‘ADO’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어 알타임 죠는 “오랜 전부터 알던 래퍼 팔로알토와 수많은 술자리를 같이 했던 허클베리피와 작업을 하게 돼 좋다”며 “이들과 페스티벌의 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 기분 좋다. 이런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면. 더 좋은 스트릿 아트와 힙합 문화가 자연스럽게 엮이는 무대를 연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클베리피 또한 “알타임 죠와 술자리가 아닌 예술적인 것을 주고받을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웃었다. 그는 “가급적이면 그날은 제 순서만 하고 내려와서 집에 가는 게 아니고, 형들 강연도 듣고, 그때 분위기에 빠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로알토는 “그날 공연과 강연, 디제잉도 한다. 세 개 무대 모두 무사히 잘 끝났으면 좋겠고, 2003년도에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첫 앨범 디자인할 때 알타임 죠 형이랑 감기 몸살에 시달리며 완성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는 같이 페스티벌을 하고, 강연을 하고, 컬래버레이션을 할 생각도 못했다. 다들 앞날도 몰랐는데 감회가 새롭고,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 같다”고 페스티벌을 맞이하는 각오를 전했다.

스트릿 컬처 페스티벌 ‘올 데이 아웃 서울 2017(ALL DAY OUT SEOUL 2017)’은 오는 5월 5일부터 6일까지 서울 성수동 레이어 57에서 열린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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