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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사사구 줄이기’…인생투 남긴 임찬규의 의지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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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목표는 확고했고 의지는 굳건했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26)의 과제는 사사구 줄이기. 이를 성공적으로 해내며 인생투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임찬규는 시즌 개막 전부터 유력한 팀 내 5선발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도맡았던 자리기에 순항이 예고됐다. 양상문 감독 또한 신뢰를 드러내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기대가 높아졌고 그만큼 책임감도 늘어났다.

하지만 개막 후 임찬규의 입지는 흔들렸다. 첫 선발등판이었던 9일 사직 롯데전에서 4회를 채우지 못한 채 불안한 제구만 보여주다 강판됐다. 무엇보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도합 6개나 기록하며 제구불안 이미지만 잔뜩 남기고 말았다. 임찬규는 15일 잠실 kt전에 등판해 5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지만 이번에도 고개를 숙였다. 얼핏 결과는 좋아 보이지만 실상이 달랐기 때문. 이닝소화는 최소한으로 이뤄졌고 사사구를 6개나 남발해 힘겹게 경기를 풀어갔다. 무실점 경기였지만 구위에 비해 다소 행운이 따른 측면이 컸다.

매일경제

LG 선발 임찬규(사진)가 과제였던 사사구 줄이기에 성공하며 27일 잠실 SK전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자연스럽게 임찬규의 입지는 불안해져갔다. 기대주에만 머물 것이라는 시선 속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만갔다. 임찬규 스스로도 27일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조바심을 느꼈다. 원했던 공이 던져지지 않더라”고 떠올렸다. 더군다나 LG는 마운드가 탄탄한 팀. 경쟁자가 적지 않고 언제든 자리를 뺏길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러자 임찬규가 찾아낸 해결책은 단순했다. 바로 고질적인 문제였던 사사구를 줄이는 것이었다. 그는 “감독님도 사사구를 줄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도 사사구가 많다고 생각해 이를 최대한 줄여보자고 목표를 잡았었다”고 밝히며 “빠른 승부를 가져갔다. 볼 카운트가 유리할 때 적극적으로 승부해야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달라진 피칭과정을 설명했다. 이날 임찬규는 교체 직전 사사구 한 개만을 허용했다. 5이닝 1실점으로 변화의 조짐을 나타낸 지난 21일 잠실 KIA전 때도 사사구는 단 한 개에 그쳤다.

임찬규는 이날 7⅓이닝을 던지며 올 시즌 가장 마운드에 오래 있었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승부를 한 덕인지 투구 수도 적절했고 표정에서 드러난 체력도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는 8회에도 등판을 자원했다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 매번 5이닝만 던지는 것 같아 뒤에 등판하는 (구원진) 형들에게 미안했다”며 “(8회초) 마지막 볼넷이 좀 아쉽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결과를 만족스러워했다.

임찬규는 앞서 세 번 등판 동안 3⅓이닝, 2연속 5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는 전날 7⅓이닝 동안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무려 1668일 만에 퀄리티스타트 및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를 기록했다. 5년 만에 ‘인생투’였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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