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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TV톡톡] “내맴이여”와 김상중 OST...‘역적’이 하고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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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유지혜 기자]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최고의 엔딩을 만들어내며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역적’에서는 홍길동(윤균상 분)이 연산군(김지석 분)과의 대립을 거듭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홍길동은 수귀단의 우두머리가 연산군이라는 사실을 어리니(이수민 분)로부터 듣고 분노했다. 날이 갈수록 연산군의 폭정이 심해지자, 그는 형 홍길현(심희섭 분)을 비롯한 익화리 식구들과 함께 관군과의 전쟁을 벌였다.

홍길동 일가가 위험해 처했을 때, 그들을 도운 것은 백성들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돌을 굴리고 활을 쏘며 홍길동 일가를 지켰다. 홍길동은 그런 백성들을 보며 감동했다. 그러다 그는 죄 없는 백성이 자신을 도와주려다 활에 맞고 쓰러진 것을 발견한다.

이 이름 모를 백성에게 홍길동은 “대체 왜 그랬냐”고 눈물 젖은 목소리로 물었고, 이 남자는 “내 맴이여”라고 말하며 홍길동을 놀라게 했다. 이어 “홍장군, 내가 오늘에야 처음으로 내 마음 가는대로 하고 살았다. 고맙다”고 말하며 숨을 거뒀다. 홍길동의 “이름을 알려주시오. 내가 이름을 모릅니다”라는 울부짖음은 듣지 못한 채였다.

이 장면은 많은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 명장면이었다. 왜 나섰냐고 묻는 길동에 “내 맴이여”라고 말하는 그 한 마디가 명대사로 등극한 것. 늘 숨죽인 채, 순리라고 강요당한 세상에 맞춰 살았던 백성들이 홍길동을 보며 진짜 ‘순리’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농축해 담은 장면이기도 했다.

특히 이 배경에는 홍길동의 아버지 아모개로 분한 김상중이 직접 부른 OST인 ‘익화리의 봄’이 사용됐다. 아모개는 홍길동을 도와준 백성들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아모개 또한 양반에 순종하는 것이 순리라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스스로 변모하는 인물이다. 홍길동을 각성하게 만들어준 정신적 지주인 아모개의 목소리는 “내 맴이여”라며 숨을 거둔 백성의 모습과 합쳐져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노래의 가사 또한 의미심장했다. “해가 떠도 해가 뜬다 말을 못 하고 밤바다가 노할까 숨죽여 웃는다”고 했다가, “손에 손을 이어 잡고 꽃놀이 가자. 동장군이 물러가고 봄이 온단다”라며 함께 움직여 변화를 이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적’ 속 백성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노래이기도 하지만, 현 시국을 충분히 이입해 해석할 수 있는 노래이기도. 백성의 죽음과 김상중의 노랫소리는, ‘순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잘못 됐다고 느꼈을 때, 함께 변화를 위해 싸운다면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메시지가 함축된 엔딩이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역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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