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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fn★인터뷰②] 공연 못하면 병나는 버스터즈, 이들의 시대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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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인터뷰①에 이어서...
2013년 동두천 록 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한 버스터즈는 2014년 Mnet ‘슈퍼스타K6’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약 1년이 흐른 2015년 싱글 ‘스캔들’을 발표하고 정식 데뷔에 나섰다. 여러 공연 및 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으며 최근에는 세계저긴 메탈 록 밴드 에피카 내한 공연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일명 ‘승승장구’라고 할 수 있는 길을 걸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바로 앨범도 내고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다녔어요. 운이 좋았죠. 우리 같은 장르는 홍대를 거쳐서 무대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저희는 다른 업까지 가지고 있었으니까요.”(노대건)

그렇다고 해서 버스터즈가 온전히 운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다. 다른 직종에서 가수의 꿈을 키운 만큼 남들보다 더 연습했고 많은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했다.

“관객이 아예 없는데 공연을 했던 적도 있어요. 오디션이란 오디션은 다 넣어봤고요.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면 어디든 서겠다는 의지가 있었어요.”(노대건)

“오디션에 나간 이유는 대중화 때문이죠. 대중화라는 게 대중이 소비해야 이루어지는 건데, 그럴라면 어디든 노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록 밴드이니 홍대에만 있어야 해’ 그런 생각의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아요.”(안준용)

버스터즈는 닫힌 생각들을 열기 위해 계속해서 무대에 오른다. 록이 비주류 음악이라고 생각해 한계를 짓는 것은 무서운 선입견이 아닐까.

“우리나라 음악 산업은 음악방송에 나오지 않으면 비주류라고 하는 구조에요. 그 비주류의 대표적인 게 록 장르이고요. 페스티벌에 오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밴드가 있는지, 이런 행사가 있는지 잘 몰라요. 저희가 말한 대중화라는 게 이런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거예요.”(안준용)

음악을 맘껏 즐기는 관객들을 보며 ‘존중 받는 느낌’이 든다는 버스터즈는 관객에 보답하기 위해 공연의 세트리스트에 정성을 쏟는다. 한정된 시간 안에 팀 색깔과 함께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음악을 하는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게 많다.

“우리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음악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메인 곡이 아니더라도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넣을 때도 있고요. 페스티벌에서는 가사를 듣기보다 즐거운 분위기가 끊이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이 곡이 끝난 후 이 곡을 했을 때 분위기가 어떻게 이어질까’를 고민해요.”(안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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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 곡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저희 곡이 많아야 각각 무대에 맞는 음악을 달리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사전에 어떤 아티스트들이 어떤 분위기를 즐겼는지도 찾아봐요. 몇 분짜리의 곡을 얼마나 할지부터 멘트 시간까지 다 계산해요.”(노대건)

모든 고민은 결국 ‘록의 대중화’로 귀결됐다. 이에 일종의 책임감 혹은 부담감이 들 것 같기도 해 멤버들에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다들 “모든 밴드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깨가 무거워지더라도 록이 부흥할 수 있다면 괜찮아요. 비주류 음악이 주류가 된다 해도 어차피 또 다른 부담이 생길 테고,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 분들 역시 몇 년간 밤새면서 노력한 거잖아요. 이런 것들을 감당해야 하는 게 아티스트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안준용)

버스터즈의 본업인 수산업에서 시작돼 초심이자 팀을 상징하는 생선이 된 우럭은 이렇게 점점 넓은 바다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장하는 우럭은 우럭이지만 마냥 우럭의 모습에 머무르라는 법은 없다. 멤버들에게 팀의 상징이 아닌, 버스터즈의 음악을 생선에 비유하면 무엇일지 물었다.

“이번 앨범은 우럭에서 더 나아가 고래이지 않나 싶어요. 조그만 우럭보다는 좀 더 먹는 양도 많고 활동하는 양도 많고 묵직하잖아요. 바다로 나왔으니 꿈도 크게 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안준용)

“닥터피쉬라고 생각해요. 모든 분들이 한 번씩 해보신 것처럼 대중화가 됐으면 좋겠고, 닥터피쉬처럼 피부에 와 닿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요. 또 닥터피쉬가 각질을 없애주듯 저희도 음악을 통해 필요 없는 요소들을 없애드리고 싶어요.”(노대건)

“저는 연어요. 광어나 우럭만큼이나 자주 보는 생선은 아니라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막상 접하면 부담스럽지 않잖아요.”(조환희)

멤버들은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말을 하다가 “그런데 이거 비유하다보면 끝이 없지 않냐. 모든 생선에 다 끼워 맞추면 될 것 같다. 책상도 되고 의자도 되고 다 말할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해 한바탕 폭소를 자아냈다.

“저만의 판단일 수도 있지만 이제 다시 밴드음악의 시대가 올 때도 됐다고 생각해요. 진짜 유행이 돌고 돈다면 록의 시대가 와야 한다고 느끼고, 저희는 물론 다른 밴드들과도 힘을 합쳐서 록을 친숙한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요.”(안준용)

“이번 앨범을 오래 준비한 만큼 갈 수 있는 무대에 다 오르고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이제 보여줄 때가 되지 않나 싶어요. 많이 참아왔어요!”(조환희)

“환희가 공연을 못하면 병이 나서 그래요. 하하하.”(안준용)

[fn★인터뷰①] 어항에서 바다로 나온 우럭, 버스터즈

[fn★인터뷰②] 공연 못하면 병나는 버스터즈, 이들의 시대가 오기를

/lshsh324@naver.com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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