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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인터뷰] ‘김과장’ 동하 “박현도는 명석이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라는 캐릭터 설정 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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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박명석이는 안하문인에 철부지 재벌 2세에요. 그러던 그가 김성룡(남궁민) 과장을 만나서 변화한다는 단순한 설정만 있었어요. 하지만 감독·작가와 상의해서 밉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었죠. 단순히 조연이었던 박명석이 나중에는 ‘김과장’을 이끄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될 수 있었죠.”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TQ그룹 박현도(박영규) 회장의 아들, 박명석으로 열연한 동하를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올해로 데뷔 9년 차가 됐지만 대중들에게는 아직 낯설다. 2008년 KBS2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로 데뷔했다. 하지만 동하는 그 당시 본인이 드라마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JYP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연습생으로 5년여 연기를 배웠어요. 그리고 ‘그저 다시보다가’로 데뷔했죠. 그런데 어느 날 촬영을 하다가 블랙아웃(정신을 잃음)이 왔어요. ‘가지죠’라는 한 마디만 하면 되는데 너무 긴장해서 정신을 잃은 거예요. 그때 연기에 자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회사(JYP)에서도 아이돌 가수를 하라고 권유했던 상태였죠. 그래서 회사를 나오고 연극무대로 갔어요.”

대학로 무대로 간 동하는 3∼4년 동안 연극에 몰두한다.

“연극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있었죠. 연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방송보단 시간적 여유도 많아서 마음이 편했죠. 그러다가 연극을 보러온 한 기획사 관계자가 오디션을 보라고 하면서 다시 방송으로 오게 됐어요. 후회는 안 해요.”

세계일보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안하무인 재벌 2세, 박명석으로 열연한 동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다 열심히 해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배우가 될께요”라고 말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동하가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보면서다.

“중학교 1학년 때 영화관에서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봤어요. 배우 류승범의 액션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주변 관객들도 저와 같은 표정으로 놀라워했죠. 그때 나도 이런 멋진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부모님께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당연히 찬성을 하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스스로 돈을 모아 연기학원을 다녔어요.”

목포에서 살던 동하네 가족은 동하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를 온다. 동하 형과 동하의 교육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부모의 기대와 달리 동하는 연기자가 하고 싶었다. 부모의 반대에도 연기에 몰두한 그는 이제 빛을 보고 있다.

“‘김과장’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은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김과장’이 끝날 때쯤 부모님께서 우셨어요. 그때 ‘이제 허락을 받았구나’라고 생각했죠. 가슴이 ‘찡’했어요. 하지만 같이 울지는 않았죠.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제부터 잘 만들어 나가야 겠다는 생각에 울 수 없었죠.”

드라마 ‘김과장’에서 박명석은 지금과 같이 입체적인 역할이 아니었다. 재벌 2세가 김 과장을 만나 변화한다는 간단한 설정만 있었다. 하지만 동하가 캐릭터에 살을 붙이면서 드라마에서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처음에 받았던 대본에서는 박명석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배경을 만들었어요. 정유선(이일화) 이사는 친어머니이지만 박현도 회장은 양아버지에요. 친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그 이유가 박 회장 때문이죠. 어머니는 어떤 목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 회장과 결혼했고요. 이런 설정을 잡고 시작했죠. 그래서 마지막에 아버지인 박 회장을 배신할 수 있었어요”

동하의 이런 연기에 대한 열정은 박명석이 탄자니아어로 전화통화하는 장면에서도 볼 수 있다. 당초 대본에서는 영어로 대화한다는 설정이었지만, 동하가 탄자니아어로 하자고 제안했다. 동하는 유튜브에서 탄자니아어로 된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1시간가량 연습했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실제 탄자니아어로 대화한 촬영분이 공개됐다.

동하는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정현수 역으로 분해 노지욱(지창욱)과 은봉희(남지현)에게 중요한 사건을 의뢰하며 긴밀하게 엮이는 관계다.

‘수상한 파트너’는 노지욱과 은봉희가 편견 가득한 세상과 싸우고 화해하며, 희생을 통해 성장해가는 스토리의 로맨스 드라마다. ‘사임당, 빛의 일기’ 후속으로 다음달 방송 예정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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