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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철벽남’이 쌓은 1만 득점 ‘공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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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15시즌 688경기 만에 대기록 ‘프로농구 3번째 ’…경기 멈추고 시상식 “1000블록슛보다 기뻐”

원주 동부 센터 김주성(38·205㎝)의 골밑슛이 서울 SK 최부경의 파울로 끊기는 순간, 원주체육관을 메운 팬들은 큰 함성으로 대기록 탄생 순간을 반겼다.

김주성은 26일 원주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대망의 1만 득점을 넘어섰다. 경기 전까지 통산 9997점을 쌓은 김주성은 1쿼터 1분18초에 골밑슛을 넣은 데 이어 잠시 후 자유투 2득점을 더하며 1만 득점을 돌파했다.

1쿼터 시작 2분41초 만에 얻은 자유투 기회에서 김주성은 첫 공을 깨끗이 넣었다. 김주성은 “두 개 다 못 넣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했는데, 깨끗하게 1구가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2002년 10월26일 창원 LG전에서 프로 첫 득점을 올린 김주성은 15시즌 688경기 만에 1만 득점을 돌파했다. 은퇴한 서장훈(1만3231점), 추승균(1만19점)에 이은 3번째 금자탑이다. 이날 김주성은 7득점으로 1만4점을 올렸다.

김주성이 자유투를 넣은 뒤에는 경기가 멈추고 KBL 시상식 및 기념행사가 이어졌다. 조명이 모두 꺼진 뒤 대형 스크린에 15시즌 내내 원주를 지켜온 그의 경기 장면이 물처럼 흘렀다. KBL은 ‘10000’이라고 새겨진 순금 트로피를 선사했고, 김정남 동부 구단주는 유니폼 모양의 순금 기념패(1000만원 상당)를 전달했다. 장애 속에서도 아들을 훌륭한 농구선수로 키워낸 아버지 김덕환씨(67)와 어머니 이영순씨(59), 아내 박지선씨(38)와 두 딸도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다. 김주성은 “1000블록슛 때도 기뻤는데, 1만 득점이 더 기쁘다”면서 “경기를 중단하고 축하해주실 정도로 의미가 큰 기록이라 영광스럽고, SK에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 KBL 최초로 통산 1000블록슛을 돌파했다. 김주성은 “단지 달리는 거 잘하고 수비와 블록에 집중하는 스타일인데 그런 내가 1만 득점을 올렸다는 게 스스로 대견하다”고 자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슛으로는 첫 득점 순간을 꼽았다. “누구나 시작을 소중하게 여기듯이 창원에서 LG와의 프로 첫 게임에서 넣은 터닝 점프슛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김주성은 “1000블록슛, 1만 득점 등 목표를 모두 이뤘다. 내년에 추승균 감독의 1만19점을 목표 삼아 구단에 재계약을 요청해야겠다”며 웃었다.

김주성은 이날 첫 슛으로 3점을 던졌다. 그게 림을 맞고 튀어나오자 곧바로 골밑슛을 선택했고 자유투로 1만 득점을 채웠다. 김주성은 “필드골이 아닌 자유투 득점이지만 소중하고 자연스럽게 기록을 세워서 좋다”고 말했다. 울산 모비스와의 플레이오프에 대해선 “최근 수년간 동부가 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했다. 패배의식을 버리고 허망한 패배를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주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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