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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종영]'세가지색 판타지'의 시도, 9부작 단막극이 거둔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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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 : MBC 제공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세가지색 판타지’, 이 실험적인 드라마가 거둔 성과는 무엇일까.

MBC 9부작 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가 23일 방송된 ‘반지의 여왕’ 3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세가지색 판타지’는 수편의 단막극을 하나의 타이틀로 묶은 시도, 인터넷 플랫폼과의 결합, 각 작품 속 녹아들어 있는 판타지적인 소재 등 모험적인 요소들을 안고 시작했다.

‘세가지색 판타지’는 제목 그대로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해, 자유롭고 기발한 전개로 펼쳐지는 세 편의 미니 드라마를 9회에 걸쳐 방영했다. 1부 ‘우주의 별이’(극본·연출 김지현), 2부 ‘생동성 연애’(연출 박상훈/극본 박은영, 박희권), 3부 ‘반지의 여왕’(연출 권성창/극본 김아정)으로 이뤄진 9부작 드라마로, 세 명의 젊은 PD가 화이트, 그린, 골드의 콘셉트로 3부작 드라마를 각각 연출했다.

오랜만에 부활한 MBC 단막극 ‘세가지색 판타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바로 웹 플랫폼과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가지색 판타지’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웹 버전이 선공개된 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0분 시간대 TV 방영됐다. 이처럼 플랫폼의 다양화는 시청자들, 특히 인터넷 접근성이 높은 젊은 시청자들의 시청을 유도했다.

젊은 시청자들을 타겟 층으로 하는 만큼 젊은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20·30대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웠다. ‘우주의 별이’는 저승사자(별이/지우 분)와 톱스타(우주/김준면 분)의 러브 스토리를 다루며, ‘팬심’을 소재로 하여 시청자들에게 무엇인가 열성적으로 좋아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 공감을 자아냈다. 극 외적인 부분에서 논란이 발생하고 후반부의 전개가 개연성 면에서 지적을 받긴 했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미로 시청자들이 색다른 시도를 한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는 성공했다.

‘생동성 연애’는 서울 노량진을 배경으로 고시생들의 현실을 무겁지 않은 색채로 그려내며, 취업난에 고통 받는 청춘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인공 소인성(윤시윤 분)이 생동성 실험으로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판타지적인 설정과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리는 윤시윤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극에 빠져들게 했다. 또한 윤시윤이 기자간담회 당시 이야기했듯이, ‘생동성 연애’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는 쉽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고, ‘정직하게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을 응원한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해 보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우주의 별이’에 저승사자가 등장하고 ‘생동성 연애’에 초능력이 등장했다면, ‘반지의 여왕’에는 ‘절대 반지’가 등장한다. ‘세가지색 판타지’의 마지막 편인 ‘반지의 여왕’은 이른바 ‘절대 반지’를 끼워주면 반지를 끼워준 사람 눈에는 반지를 낀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으로 보이게 된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처럼 ‘반지의 여왕’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을 법한 판타지를 통해 유쾌하고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했으며, 진정한 아름다움과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세가지색 판타지’는 신선한 소재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토리, 젊은 감독과 젊은 배우들이 보여준 통통 튀는 시너지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물론 실험적인 시도였던 만큼 아쉽고 보완해야 할 점들도 있었다. 목요일 오후 11시가 드라마 방영 시간으로 인식되는 시간대는 아니기에 시청률 역시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웹 버전 영상의 조회수와 호평 가득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세가지색 판타지’가 보여준 시도가 의미 있었음을 방증한다. 이런 시도가 계속된다면 드라마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BC 목요일 심야 시간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만으로 '세가지색 판타지'의 시도는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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