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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축구] 구자철-기성용 합창 "전해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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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축구 국가대표 구자철이 20일 중국 창사에 위치한 캠핀스키 호텔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중국 창사.23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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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중국)=뉴스1) 임성일 기자 = 결전의 날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의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의 중요한 고비가 될 중국과의 경기가 23일 오후 8시35분(한국시간) 중국 창사의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지난 19일 밤 창사에 도착한 대표팀은 집중 담금질 속에 중국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아주 중요한 경기다. 5차전까지 마친 현재 한국은 3승1무1패 승점 10점으로 A조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승점 11의 이란이고 우즈베키스탄이 승점 9점으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기성용의 표현대로, 이기면 1위 자리를 빼앗을 수 있으나 패하면 3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경기다.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지난해 9월 한국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을 상대해 3-2로 이겼다. 방심한 탓도 있으나 3-0까지 크게 앞서다 2골을 따라잡혔던 내용이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중국 선수들 입장에서는 '해볼 만하다'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던 경기다. 게다 강해졌다.

지난해 10월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중국은 수비지향적인 컬러를 버리고 강하게 전방 압박을 펼치는 공격적인 색채로 거듭났다. 선수들은 모두 "작년에 만났던 것을 생각하면 곤란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대결을 5만명이 넘는 중국 팬들의 일방적 '짜요' 속에서 펼쳐야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은 월드컵 최종예선이기에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은 긴장될 수밖에 없다. 그들을 위해 대표팀의 주축인 구자철과 기성용이 조언을 전했다. 물론 받아들여 몸에 새길 수 있는 것은 상대방 몫이니 한계가 있다. 자신들도 그것을 답답해했다.

구자철은 "이번 중국전 같은 경기는, 승리하는 경기를 해야 한다. 외부의 시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다음 문제"라면서 "그 속에서 각자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야한다.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서로 희생해서 결과를 가져와야한다"며 '일원'으로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후배들이 중국전처럼 '묵직한 경기를 받아들이는 법'을 깨우쳐야한다"고 강조했다. 구자철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스스로를 컨트롤해 너무 경직되지 않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서 "물론 긴장은 된다. 하지만 그것을 스트레스가 아닌 설렘으로 바꾸는 자유로운 컨트롤이 되어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말은 쉽지만, 사실 너무 어렵다.

그는 "경험을 쌓아야하고, 그 경험 속에서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어야 국가대표라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상대팀 감독이 리피라는 것, 중국 팬들만 경기장에 가득 차도 신경 쓰일 것 없다"고 조언했다. 어느덧 90번째 A매치를 기다리고 있는 기성용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기성용이 20일 중국 창사에 위치한 허난시민운동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중국 창사.23일)전을 앞두고 가진 대표팀 첫 훈련에서 가볍게 러닝을 하고 있다. 2017.3.2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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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먼저 "최종예선의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내일 경기는 특히 더 그렇다. 아마도 모든 선수들이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을 것"이라고 대표팀의 공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바로 그 '더 중요한 경기'라는 생각을 떨쳐야한다고 충고했다.

기성용은 "중국전 역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여러 경기 중 하나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너무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것도 득 될 것 없다. 최종예선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임할 때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다"면서 평정심을 요구했다. 구자철이 언급한 '자유로운 컨트롤'의 다른 표현이다.

그는 "국가대표는 되고 싶다고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사명감을 전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많이 이야기해주고는 있는데, 말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답답하다"며 쓴 웃음을 던졌다.

전해줄 방법이 없다고 답답해했으나 그렇지 않다. 이런 진심어린 말이나 그들이 필드에서 보여주는 행동으로 충분히 실천하고 있다. 이미 보고 배우는 후배들이 많다. 슈틸리케 감독이 "곽태휘나 기성용 같은 선수는, (부상 때문에)경기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대표팀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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