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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POP초점]'프듀101' 갑질 논란, 행복은 성적순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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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박수정 기자]Mnet ‘프로듀스101 시즌2’가 벌써부터 잡음에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는 연습생 인권 논란까지 불거졌다.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2)는 지난해 국민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를 탄생시킨 ‘프로듀스101’의 남자판이다. 국내 각 엔터테인먼트에서 모인 101명의 남자 연습생들의 치열한 연습과 냉혹한 방출을 그린다.

이들은 지난 9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단체곡 ‘나야 나’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아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보였다. 첫 방송 전부터 일거수일투족의 관심을 끌면서 또 한 번 국민 아이돌 그룹이 탄생되는 것은 아닌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1일 ‘프듀2’의 갑질이 드러났다. ‘프듀2’ 측이 A부터 F까지 등급에 따라 연습생들을 차별 대우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A등급 연습생부터 식사와 퇴근,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 F등급 연습생들은 생리적인 현상도 제때 해결하지 못하고 반찬 없는 밥을 먹는 등 실태가 고발됐다. 게다가 하루에 삼시세끼를 같은 반찬만 제공하는 열악한 환경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프듀2’ 제작진은 “출연 인원이 많아 주로 그룹별로 이동하고 있다. 연습생끼리 서로 배려해가며 건강한 경쟁을 하고 있다.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만한 부분 없이 순조롭게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전했지만, 소속사 관계자들의 입장도 있었다.

가요관계자 A는 “정말로 보도된 내용이 맞다. 삼시세끼 같은 반찬이 나온다. 예를 들면 어떤 날은 아침, 점심, 저녁 제육볶음만 주고, 다른 날은 닭볶음탕을 하루종일 먹는 식”이라며 “장조림 등 다른 밑반찬이 있지만, 학교 급식보다 못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마저도 F등급 연습생은 먹지 못한다. A등급부터 순차적으로 밥을 먹기 때문에 앞 순서의 연습생들이 많이 먹으며 F등급 연습생이 먹을 반찬이 남지 않는 것.

F등급의 서러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숙소를 퇴소할 때도 등급별로 나오게 된다. 이는 개별 인터뷰를 A등급부터 진행하기 때문이다. 101명의 연습생들 인터뷰를 진행하기 때문에 101번째 연습생은 자연스레 퇴근이 무한정 늦춰질 수밖에 없다. 101명의 인터뷰를 모두 진행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이는 또 다시 편파적인 방송 분량으로 이어져 문제는 여전하다.

이에 대해 가요관계자 B는 “연습이나 레슨 도중 ‘화장실 갈 사람?’이라고 물어본 뒤에 모아서 화장실을 간다고 하더라”며 “등급별로 움직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가요관계자 C는 “실력에 따라 수준별 학습을 하는 것에 대해선 불만이 없다. 그러나 성적에 따라 기본 인권까지 침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학교에서도 수준별 학습은 있지만, 성적순으로 밥을 먹지 않는다. 어린 학생들이 벌써부터 성적에 따라 패배감과 자괴감을 갖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요관계자 D는 “차라리 우리 회사가 더 밥을 잘 주는 것 같다”며 “한창 커야 할 어린 연습생들의 건강이 나빠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가요관계자 E는 "보도가 되고 나서야 이런 문제가 있는 줄 알게 됐다. 우리 회사에서 나간 연습생들은 아무런 말이 없어 '프듀2'가 잘하고 있는 줄 알았다"며 "방송사가 갑이기 때문에 시키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아닌가"라며 제대로 실태를 파악하면 발견할 문제점이 여럿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프로듀스 101’은 시즌1 당시부터 어린 연습생들은 잔인한 경쟁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논란을 타고 국민적 관심을 얻은 ‘프로듀스101’은 아이오아이가 성공을 거두면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당시 제기된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프로듀스101 시즌2’가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출연료는 여전히 없고, 이번엔 인권 문제까지 불거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해 4월 CJ E&M 출연자 계약 조건과 관련된 불공정 약관 12개를 바로잡도록 계약 요건을 수정했다고 하지만, 논란의 차단은 요원해보인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고 외치던 한 영화의 제목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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