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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우리은행 통합 5연패 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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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아산 우리은행이 통합 5연패를 달성했다. 시즌 전 WKBL 5개 구단이 ‘타도, 우리은행!’을 외쳤지만 이번에도 공염불에 그치게 됐다. 주전 가드 이승아의 이탈, 외국인 선수 교체 등의 변수도 우리은행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은행은 더 강해졌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의 정규리그 승률을 달성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연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이유없는 성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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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도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아산 우리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경기가 열렸다. 아산의 존스가 용인의 토마스에 앞서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2017.3.20. 용인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1명보다 5명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독단적인 플레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국내 선수의 득점이 먼저다. 1명이 하는 농구가 아닌 5명이 하는 농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의 다득점 경기가 많은 타 팀에 비해 우리은행은 박혜진, 임영희 등의 득점도 적지 않다. 197㎝의 장신 존쿠엘 존스에 공을 넣어 편하게 공격할 수도 있지만 지양한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모니크 커리의 활용도도 낮다. 위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혼자 하는 농구를 하면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국내 선수들이 함께 해줘야 강해진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위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철저히 팀에 맞춘다. 존스는 해외리그에서 뛸 때 외곽슛을 즐겨 던졌다. 외곽 플레이를 선호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에 와서는 3점슛을 자제하고 있다. 위 감독의 특별지시 때문이다. 존스는 큰 키와 긴 팔을 활용해 리바운드 기계로 거듭났다. 삼성생명의 자랑인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엘리사 토마스도 골밑을 착실하게 지킨 존스를 상대로 고전했다. 잇따라 존스에 블록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해 활용하는 우리은행에서 존스는 5순위 지명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뿌리내린 운영 시스템
우리은행은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늘 다음 시즌 전력보강에 힘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포워드 이선화를 복귀시켰다. 정확한 중거리슛을 던질 수 있는 큰 선수를 1명 더 보유하게 된 우리은행은 더 강해졌다. 특히 길게 보고 이선화의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 올리도록 배려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스타팅 멤버로 활용하는 등 효과를 봤다. 지난 시즌 최은실을 조금씩이라도 투입하며 경험을 쌓게 한 것도 장기적 팀 운영의 일환이다. 최은실은 이번 시즌 주춤한 양지희 대신 제 몫을 해줬다.

전주원 코치와 박성배 코치도 든든하게 위 감독의 뒤를 받쳤다. 전력분석, 선수단 관리 등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위 감독과 지금의 우리은행 시스템을 완성했다. 통합 5연패 기간을 위 감독 사단과 함께 하고 있는 우리은행 정장훈 사무국장과 박준태 사무차장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팀 전력에 도움되는 알토란같은 트레이드를 성사시켜왔다. 2013~2014시즌 도중 강영숙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통합 2연패에 성공했던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전 박언주와 홍보람을 맞바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수비좋은 홍보람은 우리은행에 잘 녹아들며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김한별을 밀착마크하며 보이지 않는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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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식스우먼상을 수상한 최은실이 시상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3.7.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계속되는 화수분 농구
우리은행이 무서운 이유는 매 시즌 새로운 선수가 툭툭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이승아의 부상으로 고전할 것이라 봤지만 백업요원이었던 이은혜가 일취월장하며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이승아가 아예 전력에서 이탈한데다 이은혜까지 초반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박혜진이 포인트가드 역할을 하고 홍보람, 최은실 등을 활용하며 더 많은 승수를 쌓았다.

이번 시즌 우리은행의 최고 수확은 최은실이다. 183㎝ 장신 포워드 최은실은 3점슛까지 던질 정도로 내외곽을 넘나들 수 있는 유망주다. 잠시 일탈을 경험한 뒤 돌아와 위 감독의 혹독한 조련 아래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슛거리가 길다보니 상대 큰 선수를 외곽까지 끌고 나오는 역할을 했고, 큰 키로 골밑수비까지 가능해 전술 활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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