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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SS레이싱] 황진우 "레이서로, 또 감독으로 더블 챔피언 꿈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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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올해부터 '팀 코리아 익스프레스'가 'CJ 로지틱스 레이싱(CJ LOGISTICS RACING)'로 팀명을 변경하고 새출발을 알렸다. 이 팀에서 감독 겸 레이서로 활약 중인 황진우는 국내에서 가장 폭넓은 경험과 성과를 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누구보다 다양한 레이스카를 접해봤고 국가 대항 레이스인 A1 그랑프리에 사상 처음 출전, 세계 무대를 향한 한국의 첫 번째 도전을 몸소 보여줬다.


15세 때 카트에 입문한 황진우 감독은 17세 때 처음 출전한 국내 포뮬러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잇달아 국내 GT 레이스를 석권했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무대인 일본 슈퍼 GT에 출전하며 활동의 폭을 넓혔다. 또한 한국의 대표 레이서로 A1 그랑프리에 출전해 값진 경험을 하고 돌아와 국내 최고 클래스인 6000에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전무후무한 커리어를 쌓은 레이서에서 지난해부터는 감독직까지 맡으며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감독 부임 2년 차, 그가 레이서로, 또 감독으로 레이싱계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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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시즌인 2016년부터 감독으로 나섰다.





지난 시즌 일본 경기에서 실격을 받아서 아쉬웠다. 누군가의 실수로 패널티를 받았고, 감독으로서 그런 부분이 없도록 책임졌어야 했는데 처음이다 보니 어렵더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수가 발생하니까 퍼포먼스 면에서는 우세했지만 관리 면에서는 부족했던 거 같다.


Q 레이서로서 또 지도자로서 두 가지 역할을 하다 보니 고충도 많았겠다.



사실 좀 힘들었다. 이른 나이에 감독으로 데뷔하다 보니 혼란스럽고 두렵고 걱정이 많았다. 레이서로서 더 많은 경험을 해봤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레이서 인생을 전반기 후반기로 나눈다면 후반기 때 레이싱 외에도 시야가 넓어지는데 그런 경험을 많이 해보지 못하고 감독을 맡게 돼서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여러 감독님들의 가르침을 토대로 나만의 방식을 팀에 녹여내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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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레이싱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아버지가 한국 1세대 레이서인 황운기 단장님이기 때문에 5세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레이싱 대회 관람을 했다. 당시 아버지가 카트 클럽을 운영하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레이싱 세계에 발을 디뎠다. 카트에 흥미를 느끼고 15세때 카트 레이싱에 입문을 했고 17세부터 본격적으로 카트 대회에 나서게 됐다.




Q 대를 이어서 레이서를 할 만큼 레이싱이 매력적인 이유는.





체커기를 받는 그 순간과 1위로 결승선에 들어올 때 희열감을 느낀다. 한 명의 레이서가 매번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면 희열감과 만족감이 덜할 텐데, 한 대회라도 우승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노력 끝에 우승했을 때의 희열감이 매우 크다. 경력이 오래됐지만 아직까지도 스타트 하기 전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떨리고 긴장된다. 경기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극복하고 우승했을 때 함께 고생한 스태프,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는 것도 매력적이다.


Q 아버지 황운기 단장님에 대한 이야기.





아버지 황운기 단장님은 1세대 레이서로 활동하다 지금은 모터스포츠 업계에 거의 손을 뗀 상태다. 화성에 위치한 한국 교통 안전 교육 센터에서 감독으로서 교육도 하고 주말에는 트랙 데이 관리도 한다. 내가 아버지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보니 얼마나 눈에 선하겠나. 늘 가장 먼저 걱정해주고 조언해주는 든든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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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김동은 레이서와 인연이 남다르다.



김동은 레이서도 나처럼 1세대 레이서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를 이어 레이서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공통점이 많다. 또한 김동은 레이서의 아버지인 김정수 단장님 밑에서 4년 동안 지도를 받으며 21세 때 프로 레이서로 데뷔했기 때문에 각별하고 돈독하다. 김동은 레이서가 나처럼 2세대 레이서이기 때문에 같은 고충을 겪었다. 안 좋은 시선을 혼자 극복하려고 했다면 힘들었을 텐데 내가 먼저 겪어봤으니 조언도 해주고 이해해주다 보니 가까워졌다. 2년 전 김동은 레이서가 내가 속해 있던 팀과 계약을 하면서 더욱 친해졌고 지금까지 팀 코리아 익스프레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Q 또 한 명의 동료 이화선은 어떤 레이서인가.



일단 장점이 많은 레이서다. 이화선 레이서가 있으면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 매우 쾌활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준다. 내가 감독이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다 보니 누나처럼 잘 챙겨주기도 하고 내 지도력을 지지해주고 항상 옳다고 말해준다. 든든하고 감사하다.





Q 팀 코리아 익스프레스에 대한 이야기.





다른 팀보다 연령대가 낮은 편이다. 감독인 나도 나이가 어리고 유망주인 김동은 선수도 있고 팀 매니저와 미캐닉 분들 대부분 젊어서 허물없이 지낸다. 한 마디로 팀 자체가 영(YOUNG)하다. 주위에서 보기에는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불안해 보일 수도 있지만 패기가 넘친다는 장점도 있다.





Q 경력이 오래된 레이서인데 레이서 생활하며 힘들었던 순간은.





2세대 레이서이다 보니 아무런 걱정 없이 레이싱을 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고충도 있었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고 어렵지 않게 레이서 생활을 한다는 편견이 있다 보니 그걸 깨기 힘들더라. 한때는 대인기피증도 겪을 만큼 괴로웠다. 20대 초반부터 20대 후반까지 꽤 오랜 시간 방황했던 거 같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무조건 인사를 잘하자는 생각으로 안면이 있는 분께는 무조건 인사를 했다.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니까 생각보다 거만하지 않구나 이런 말들을 듣게 됐고, 사람들의 인식도 서서히 바뀌더라.



Q 일본 슈퍼 GT, A1 그랑프리 등 값진 경험들에 대해.





일본 슈퍼 GT 대회에 한국 레이서 최초로 출전했다. 한 시즌 동안 대회에 출전하면서 누구도 못 해본 걸 경험해봤다는 성취감이 들었다. GT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막상 해보니까 해볼 만하다는 생각도 들더라. 그밖에 해외 대회에 출전해보니 아무래도 실력 면에서 해외 레이서들과 격차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여러 대회를 접하면서 레이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겸손하고 실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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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걷고 싶은 길.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지만 아직까지 딱히 염두에 두고 있는 클래스나 대회는 없다. 김정수 감독님께 가르침을 받았듯이 김동은 선수를 잘 지도해서 훌륭한 선수로 만들고 싶다. 대부분 황진우 하면 김정수 감독님을 많이 떠올리는데 이처럼 김동은 선수하면 황진우 감독이 떠오르게 만들고 싶다. 김동은 레이서는 나이도 어리고 지금이 전성기이기 때문에 F1도 충분히 노려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이화선 레이서는 모토가 '즐겁게 타자'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즐겁게 타되 실력도 더 키워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한 팀 레이서들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지도력을 잘 발휘하고 싶다.





Q 올 시즌을 앞둔 근황과 목표.



레이서일때는 단순한 생활 패턴이었는데 감독을 하다 보니 거의 매일 회사에 출근해서 팀원들과 회의하고 차량 상태를 체크한다. 겨울에는 취미 생활로 아이스하키도 했었는데 개인적인 시간이 줄어들었다. 회사가 있는 용인에 아예 집을 얻어서 출근하고 4월 대회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열심히 준비 중이다. 지난해 경기 성적으로 보면 좋았는데 리타이어 했던 경기가 있다 보니 점수를 못 가져갔다. 이 점만 보완하면 올해는 충분히 김동은 레이서가 챔피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레이서로, 감독으로 이루고 싶은 것들.





레이서로서 개인 챔피언, 감독으로서 팀원들의 챔피언과 팀 챔피언 이렇게 더블 챔피언을 하고 싶다. 레이서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감독으로서 팀원들을 잘 지도해 나가고 싶다. 감독으로서는 이제 2년차이다 보니 지난해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잘 보완해서 팀 레이서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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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CJ 로지틱스 레이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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