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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프로야구] "누구를 빼야하나"…'최강' 두산의 행복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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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두산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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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 10개 구단들 중 27명의 엔트리를 꾸리는 데 고민을 하지 않는 구단은 없다.

'최강전력'으로 꼽히는 두산 베어스 역시 마찬가지인데, 다른 구단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누구를 넣어야하나'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누구를 빼야할지'를 고민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능이 넘친다. 10개 구단 중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은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일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5선발은 일단 함덕주로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가장 페이스가 좋고 시범경기에서도 호투를 이어갔기에 당연한 결정이라는 이야기다.

'판타스틱4'로 일컬어지는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의 1~4선발에 함덕주가 들어서면 선발 로테이션은 완성된다 .

다만 함덕주가 자리를 꿰차게 되면 애매한 포지션의 선수들이 생긴다. 함덕주와 5선발 경쟁을 하던 대졸 신인 우완 김명신, 지난해 5선발 자리를 맡았던 좌완 이현호 등이다.

김 감독은 "김명신은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선수기 때문에 (함)덕주가 좋지 않을 때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 역시 일단은 불펜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두산의 불펜진 역시 두께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 마무리 이현승을 비롯해 김성배, 김승회, 홍상삼, 김강률 등 1군 경험많은 투수들이 즐비하고, 신인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도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용찬의 회복속도가 빨라 또 고무적이다. 시범경기에 당장 실전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라 자리 싸움은 더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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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신인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두산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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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박치국은 좋은 공을 가진 투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2군에도 올라올 투수들이 더 있다. 전반기에는 2군에서 변화구를 가다듬으며 후반기를 준비하게 할 것이다. 후반기에는 아무래도 선수들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즌 전부터 후반기 체력 저하를 대비할 수 있는 '챔피언'의 여유다.

야수진 역시 마찬가지다. 허경민, 김재호, 양의지, 민병헌, 박건우, 오재원 등 국가대표만 6명인데다 백업 멤버들의 활약도 출중하다. 내야수 류지혁, 최주환, 외야수 조수행, 김인태, 정진호, 국해성 등은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포수진 역시 '안방마님' 양의지에 백업포수로 경험을 쌓은 최재훈과 수비력이 좋은 박세혁까지 3명이 포진했다. 김 감독은 "포수진만큼은 정말 든든하다"며 웃어보였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은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이들을 모두 데리고 갈 수 없다는 것은 동시에 큰 딜레마이기도 하다.

김 감독 역시 이 같은 속내를 내심 드러냈다. 그는 "아마 다음주 주말 정도면 (엔트리) 윤곽이 드러날텐데, 2군으로 내려가는 선수들이 인사할 때는 눈을 못 마주칠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2군 선수들에 대한 동기부여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꼭 1군이 아니더라도 부담갖지 말고 즐기라고 한다. 꼭 이 팀이 아니라도 10개 구단이 지켜보고 있으니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것도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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