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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종합]`자체발광 오피스`, 사이다 을(乙)의 반란으로 ‘김과장’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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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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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가 공감 백배 사이다 스토리로 제대로 ‘을의 반란’을 꿈꾼다.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연출 정지인 박상훈)는 계약직 신입사원의 갑을 체인지 오피스 입문 드라마로 시한부 삶에 충격 받고 180도 변신을 선언한 ‘슈퍼 을’의 사이다 오피스 입문기를 그린 드라마다.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정지인 PD는 “직장을 배경으로 한 청춘, 발랄, 발칙, 성장 로맨스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정PD는 “동시간대 인기가 많은 직장물이 방영 중이라 비교가 많이 될 것 같다”고 동시간대 1위 드라마 ‘김과장’을 에둘러 언급했다. 정PD는 이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갑-을 관계라는 게 사실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도 있지만 일상 속에 관계가 있지 않나 싶다. 또 여성 계약직이 겪는 갑을관계가 남성 계약직이 겪는 것과 또 다른 것 같다”며 “또 상황에 따라 갑과 을이 달라지기도 하는 모습을 보다 현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기본적으로 코믹 코드가 강한 드라마다. 이 점에서 오피스 드라마에 한 획을 그은 tvN ‘미생’과는 차별화된다. “당연히 ‘미생’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정PD는 “개인적으로는 ‘미생’이 너무 현실적이라 보기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나 역시 회사원의 입장이다 보니, 회사라는 거대한 공간이 사람들을 짓누르니까, 호평 받는 반면 힘든 느낌도 받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건, 우리 드라마 역시 힘든 직장 생활이지만 그 공간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곳에서 나아가 좀 더 따뜻하고 편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갑을 관계와 따뜻한 게 같이 가는 건 어렵지만, 그래서 배우 캐스팅에서도 현실적인 부분과 함께 사랑스러움을 봤다”고 나름의 무기를 설명했다.

이어 “아프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겠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따뜻하게 그려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미생과는 톤 자체가 다른 지점이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자체발광 오피스’가 주목하는 부분은 특히 남성 아닌 여성 계약직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정PD는 “계약직 중에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종종 있지 않나”며 “‘미생’이 남자 계약직 장그래의 이야기였다면 우린 여자 계약직 은호원(고아성 분)의 이야기다. 은호원 캐릭터를 통해 ‘미생’에서도 어루만지지 못했던 지점을 따뜻하게 그려낼 생각”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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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발광 오피스’는 욕심을 많이 낸 드라마다. 직장 내 갑을 관계와 여자 계약직의 문제, 나아가 세대 갈등에 대해서도 짚을 것이라고. 정PD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런 말 자체보다도 이 사람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결국 세대간 소통 얘기도 있을 것이다. 서우진(하석진 분) 부장과 은호원 사원이 딱 10년의 차이가 있는데 그 10년 사이 바뀐 위치와 달라진 시국과 연계돼 세대간 괴리도 그려질 것이며, 궁극적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캐스팅에 있어서도 적잖은 공을 들였다는 게 정PD의 설명이다. 고아성 캐스팅에 대해서는 “실제로 만나보니 굉장히 러블리하더라. 무조건 이 친구랑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촬영하다 보니 아성씨의 눈빛이나 표현이 생각 이상으로 풍부해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하석진 캐스팅에 대해서는 “‘혼술남녀’ 이상을 보여주시는 걸 보고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밝혔으며 이호원과 이동휘에 대해서는 “강호스러운 열정”을, “‘응팔’에서 다 보지 못한 개그스러움과 진지함을 함께 봤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정PD는 “가장 많이 고민한 캐릭터는 서현이란 의사 캐릭터다. 왜 김동욱과 하게 됐는지는 방송을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KBS 2TV ‘김과장’,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동시간대 경쟁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종영한 전작 ‘미씽나인’이 4%대의 낮은 시청률로 종영한 반면, 경쟁작들이 각각 두자릿수 시청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수목극 동시간대 경쟁에서 ‘슈퍼 을’의 위치다.

하지만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취업포기자가 늘어가는 청년실업 시대, 현실감 넘치는 생계형 청년들의 공감을 대거 살만한 스토리가 곳곳에 포진해 기대를 자아냈다. 대역전극의 희망을 엿보게 한 대목.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인 ‘자체발광 오피스’가 시청률 경쟁에서도 슈퍼 을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아성, 하석진, 이동휘, 김동욱, 이호원(호야), 장신영, 한선화 등이 출연한다. 15일 첫 방송.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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