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팝인터뷰①]코드쿤스트 "뮤지션이라면 끝까지 듣게 만들어줘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하이그라운드 제공


[헤럴드POP=박수인 기자] 코드명 예술. 자신의 이름처럼 프로듀서 코드쿤스트는 예술가다. 영화감독에 비유하자면 래퍼 혹은 싱어들에 꼭 맞는 캐릭터를 부여한 후 촬영된 필름을 재편집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그렇게 탄생한 앨범이 지난 2월 28일 발매된 정규 3집 앨범 '머글스 맨션(MUGGLES' MANSION)'이다.

코드쿤스트는 '머글스 맨션'에 총 열 다섯 트랙을 담았다. 정규 2집 '크럼플(CRUMPLE)'이 사운드를 주제로 했다면, '머글스 맨션'에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총 열 다섯 트랙을 두 부분으로 나눠 음악을 하는 개인적인 삶과 좀 더 광범위한 인생을 풀어냈다.

“저는 연예인이 아니라 음악을 하는 일반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주제로 풀고 싶었어요. 첫 번째 트랙 '아티스틱(Artistic)'으로 ’우리는 예술을 하고 있다‘는 시작을 알린 다음 ’향수‘와 ’디스 이즈(THIS IS)‘에서는 제 인생에 있어서 예전과 지금을 이야기해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가다보면 인생의 전과 후가 바뀌잖아요. 2번, 3번 트랙은 그런 걸 느끼는 20대의 이야기예요.”

타이틀곡은 앞서 타블로와 지소울의 피처링으로 화제를 모았던 '파이어 워터(Fire Water)'. 코드쿤스트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룬 첫 번째 곡이기도 하다. 코드쿤스트만의 색깔을 가지되 어렵게 풀어내지 않도록 '물', '불'이라는 쉬운 키워드를 택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워낙 많이 소모되고 있기도 하고 잘못 풀어내면 촌스럽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제 취향이 아니라 생각하고 다루지 않았었는데 일반적인 사람의 인생에서 사랑은 빠질 수 없는 요소잖아요. 남녀 간의 사랑을 물, 불에 비유한 곡이에요.”

송민호X로꼬가 풀어낸 개인적인 이야기들 '스트롱거(StrOngerrr)'를 지나서는 조금 더 폭 넓은 인생을 이야기한다. '본 프롬 더 블루(Born From The Blue)'가 2막의 시작이며 전 연주곡 '모어 파이어(MORE FIRE)'는 전반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불을 붙이듯 더 크게 이야기해보자는 것.

저스디스(JUSTHIS)가 피처링한 '본 프롬 더 블루'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우울함에서 시작됐다면 '크루즈(Cruz)'는 ’천천히 가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타인에게 말하는 듯 하지만 결국 코드쿤스트 자신을 향하는 메시지였다.

앨범 프로듀싱과 하이그라운드 송캠프 등으로 잦은 교류를 했던 뮤지션 이하이는 'X'를 통해 처음으로 코드쿤스트 앨범에 참여했다. 이하이의 앨범에 코드쿤스트가 전적으로 맞춰줬다면 이번 'X'에서는 완벽한 코드쿤스트 스타일에 이하이의 보컬이 더해졌다.

“개인 욕심으로 만든 곡이에요. 전반부에서는 시적으로 시작했다가 필름처럼 회상하는 느낌으로 확 바뀌어요. 이것도 사랑에 대한 곡이긴 한데 남녀가 데이트하면서 흔히 겪는 다툼 같은 것들을 말하고 싶었어요.”

'패러슈트(PARACHUTE)'로 청춘을, '비사이드 미(Beside Me)'로 종교적 이야기를 다룬 코드쿤스트는 '라운지(Lounge)'로 후반부곡들을 한 번에 정리하고자 했다. '힘들고 사회가 어지럽지만 일단 다 덮어두고 좋아하는 걸 보러가자'고 말하며 또 한 번의 환기 장치를 줬다.

화가인 부모님의 영향 때문인지 코드쿤스트는 음악도 단어도 생각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걸 좋아한다고. 코드쿤스트에게 걱정이 검은색이라면 하얀색 걱정은 걱정이 없는 상태라 여겼다. 이에 '하얀색 불안'이라는 뜻의 'White AnxiEty(Outro)'가 탄생했다.

일반적으로 인트로로 시작해 아웃트로로 끝나는 앨범들과 달리, 코드쿤스트는 아웃트로 이후 한 트랙을 더 추가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 그리고 청춘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갈수록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정규보다는 싱글 발매가 성행하게 된 현 가요계 시장에서 코드쿤스트의 열 다섯 트랙 정규 앨범은 꽉 채워져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더 많게도 더 적게도 아닌 열 다섯 트랙으로 완벽했다는 코드쿤스트의 말처럼 모든 트랙이 적절히 배치됐다. 영화의 한 부분만을 보고 판단할 수 없듯 코드쿤스트의 음악 역시 그렇다.

“정상적인 곡이 별로 없어요. 갑자기 바뀌는 전개라던지, 그런 장치를 다 숨겨뒀어요. 어떤 뮤지션들은 곡을 만들어 놓고 ‘다 듣지도 않고 꺼버린다’고 불평하는데, 제 기준에서는 ‘끝까지 듣게 만들어 줘야한다’는 생각이에요. 예상치 못한 전개들을 찾으면서 들어도 재밌을 것 같아요.”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