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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LPGA]정신력으로 버틴 양희영 "17번홀 벙커 탈출하고서야 우승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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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양희영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진짜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 17번홀 벙커샷을 하고서야 우승을 예감했다.”

2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을 추가한 양희영(28·PNS창호)은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면서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양희영은 지난 26일 막을 내린 '혼타 타일랜드'에서 22언더파 266타로 대회 최저타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첫 날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공동 선두에 오른 뒤 대회 기간 내내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킨 양희영은 2위 유소연을 무려 5타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을 확정했다.

대회 둘째날 악천후로 2라운드를 시작도 못하고 남은 이틀 동안 54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셋째날과 대회 최종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대회 준비를 했고, 태국의 무더위와 싸우며 각각 31개홀과 23개홀을 소화했다.

양희영은 체력적인 부담 속에서도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며 2년 만에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양희영은 우승 후 "잔여경기를 하느라 이틀 연속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완전 찌는 듯한 더위와 승부를 해야만 했다. 더위도 먹은 것 같고, 진짜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며 "너무 어지러워서 그냥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 샷을 할 때마다 집중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셋째날 피로감이 몰려오며 오전 라운드를 마치고는 클럽하우스에서 쪽잠을 자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마지막 라운드 2개홀을 남겨 두고 2위와 4타 차로 벌어졌다. 안심할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골프는 장갑을 벗기 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다는 말을 되새겼다.

아니나 다를까 17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졌다. 이번 대회를 치르는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벙커에 들어갔다. 위기 상황에도 흐트러짐 없는 샷을 구사한 양희영은 17번홀을 파로 마무리하고 서야 조금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양희영은 "17번홀이 끝나고서야 안정된 느낌이 들었다"며 "유소연 선수가 워낙 뛰어난 선수라 벙커샷을 하고나서야 '우승이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양희영에게 태국은 이제 '약속의 땅'이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2010년부터 이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해 8년 동안 우승 2회 등 6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태국은 나에게 아주 좋은 기억이 있는, 좋아하는 골프장 중의 하나"라며 "동계훈련을 할 때부터 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했고 그래서인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양희영은 다음달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출전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ohjt@newi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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